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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Apr 23. 2016

나는 사람이 그립다.

하루

혼자 낡은 서랍장을 뒤지며 오래된 책이나 사진, 예전에 자주 쓰던 물건들을 다시 꺼내봅니다. 


비 오는 날, 낯선 거리를 걷다가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옛 노래에 잠시 멈춰 서서 귀를 기울여 봅니다. 


대낮에도 심각하게 어두운 날에 길에서 우연히 만난 동창생과 허름한 술집에서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옛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초저녁에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와 쓰러져 쉬고 싶으면서도 누군가 짜잔 하고 나타나 지친 나를 일으켜 주길 기대해 봅니다. 고되고 허망한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누웠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는 밤, 내방 천정에 형광등이 힘없이 깜빡거립니다. 


새벽보다 아침이 가까워져 오는 시간,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모두 다르다고 하지만 항상 오늘만 사는 우리, 오늘만큼은 어제와 다른 삶을 살겠다고 헛된 다짐을 해봅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오늘과 다르지 않음에 매일 실망하지만 그래도 내일이 있어 또다시 헛된 다짐을 하며 오늘이라는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 위태롭게 흔들리듯 떠다니고 있을 모든 이들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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