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과거에 물어보다.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484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커피 전문점은 4만 8,121곳. 관련 종사자만 13만 4,686명에 달하고, 커피 수입량이 2000년 7만 6000톤에서 2014년 13만 4000톤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나라, 대한민국 커피산업의 현주소입니다.
http://sbiznews.com/news/?action=view&menuid=61&no=8707
커피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10년 전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2006년 광화문의 점심시간대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샐러리맨들과 오피스걸들을 이야기하며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내용입니다. 2016년 현재의 모습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직장인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거리로 쏟아져나오니까요.
10년 전 보다 일하는 사람과 회사는 더 많았졌고 그때보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더 많이 늘었습니다. 다만, 그때 광화문에 있었던, 문전성시를 이뤘던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들은 대부분 간판과 상호, 주인도 그대로 일까요?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다 바뀌었습니다.(건물주는 대부분 그대로겠지요) 그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소규모 테이크아웃 창업을 유망업종으로 꼽고 있습니다.
"광화문 스타벅스와 폴바셋"의 점심시간.
이런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창업시장과 환경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 불황의 그늘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우리는 주변에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성공스토리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그 당사자가 내가 되기는 힘든 현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성공적인 창업을 하게 되는 걸까요? 직장생활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을만한 창업아이템은 정말 없는 걸까요?
정부는 매년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조 단 위의 예산을 쏟아붓습니다.(그 돈 그냥 나눠줘라) 그 돈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그리고 왜 경제는 활성화되지 않을까요? 예전처럼 직장생활도 2-30년씩 다니기 힘든 세상이다 보니 불안한 직장인들은 일찌감치 자영업을 생각하며 창업시장으로 준비 없이 뛰어듭니다.
여기저기에 창업을 도와주고 성공의 열쇠를 제공하겠다면서 전문가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유망직종을 점치듯이 전망합니다. 예상하시겠지만 대부분 그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아는 것 없고 의지할 곳 없는 예비 창업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프랜차이즈, 창업컨설팅업체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믿고 현혹되어 전재산을 혹은 퇴직금 전부를 털어 투자해 창업을 하게 됩니다.
필자의 이전 글 "저가 커피 전문점 열풍 정말일까?"(https://brunch.co.kr/@ledzepplin78/37)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창업 후 10년 안에 폐업을 할 확률은 90%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창업시장은 호황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유망했던 창업아이템들은 유행에 떠밀려 사라져버리고 결국 쓸쓸히 폐업 시장을 떠돌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창업을 이야기하면서 실패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도 어디선가는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 착실하게 제2의 인생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괜히 힘 빠지는 소리나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무조건 창업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조금만 더 주위를 환기시키고 냉정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지금 본인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한 뒤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은 아이템이 아닌 가장 실패할 확률이 낮은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지금의 창업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실패할 확률을 줄여주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매일 점심시간만 되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은 지금 본인에게 부여된 미래의 예비창업자 번호표가 어딘가 붙어 있다는 사실,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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