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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싸라기 Aug 24. 2022

어느 하루 2화.(단편소설)

2화 오후 ( 공장 업무의 오후 일과 )


오후 12시 30분


점심시간이 되었다. 출근 때 무거운 마음은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밥시간이 마냥 즐겁다.(식사를 마치고는 잠시나마 낮잠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하루 일과가 몸에 배어있는 채로 살아감을 증명하듯이 무의식적으로 급한 발걸음을 화장실로 움직인다.

점심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기 위해서이다. 화장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먼저 와서 손을 씻고 있는 김 팀장이 장난기 어린 말투로 우진을 바라보며 말을 건다.

"야 인마~시간 안되었는데 벌써 나왔냐?"

시간은 12시 27분을 지나고 있었고 그렇다면, 김 팀장은 우진보다 더 일찍 나온 것이 아닌가...

우진도 장난 반 진담반 거기에 조심스러운 장난기를 첨가해서 심드렁한 말투로 되받아친다. 아닌 것을 보거나 느낄 때 그냥 참지 못하는 성격이 우진이다.

"참 내.. 그러시는 팀장님은 10분 전에 나오신 거네요?"

김 팀장은 그런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 거기다 잘 걸렸다는 표정의 미소를 지으며 우진에게 두 걸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이내 제기차기하듯이 우진의 엉덩이를 걷어찬다. 그러나 우진은 늘 그런 장난을 주고받는다는 듯이 재빠르게 옆으로 비킨다.

"어쭈? 개기냐? 흐흐"

"에이 참"

두 사람은 손을 씻은 후 화장실을 나섰고, 우진은 새끼 오리가 어미를 따라다니듯 김 팀장 뒤를 따라나선다. 평소 우진은 상사든지 손윗사람이든지 앞장서서 걸으면 예의가 아니라고 부모에게 받은 가정 교육대로 실행하는 남자였다.

그렇게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초입에 이르렀을 때였다.

몇 명의 직원들이 마치 단거리 육상경기를 방불케하듯 아주 빠른 계단 건너뛰기를 보여주며 우진과 김 팀장을 무서운 속도로 가로질러 뛰어내려간다.

"으이그 화상들 콱 자빠져 버려라!!"

그들 중엔 우진이 평소에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쳐다보는 것조차 역겹게 생각하는 공장장의 오른팔 겸 아부꾼 이 팀장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우진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아주 유연하면서도 부드럽게 계단이라는 장애물을 지나서 식당 안으로 재빠르게 들어가고야 만다. 곧이어 김 팀장과 우진도 그 뒤를 따라서 들어간다.

"아~~재수 없어."

먼저 들어간 이 팀장과 일행들이 소위 말하는 명당자리 ( 에어컨이나 선풍이가 가깝거나 창문이 있는 자리. 열악한 중소기업에서는 이런 사소한 것도 중요하다.)

에 앉은 것을 본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일반적인 공장 식사가 그러하듯 군대처럼 식판에 먹을 만큼의 밥과 반찬을 담아먹는 일명 뷔페식 자율배식의 특성으로, 제일 먼저 맛있는 것을 고를 수가 있는 장점의 자리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팀장의 무리들도 어느 정도는 우진이 자신들을 싫어하는듯한 느낌을 알아채고 있기에 밥과 반찬을 입에 욱여넣으며 우진을 흘깃 쳐다본다.

우진 또한 이미 그런 그들의 행동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아래로 눈을 깔고  한번 째려본 뒤 김 팀장과 벽 쪽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식판을 퉁명스럽게 내려놓는다. 아직 초봄인데도 식당 안에는 이미 파리들이 날아다닌다. 게다가 반찬 냄새를 맡고 날아들었으니 오죽 난리가 나지 않았겠는가. 우진이 팔로 연신 휘휘 저어도 여러 마리가 돌아가면서 약 올리듯 식판을 앉았다 도망가다를 반복한다. 어림잡아 네 마리 정도로 보이는데 이것까지도 우진은 못마땅하다.

"아 씨... 저 진상들도 짜증 나는데 파리 새끼들까지 열받게 하네".

그렇게 툴툴거리는 우진을 바라보며 김 팀장이 쏘아붙이듯 한마디 던진다.

"넌 시간이 남아도냐? 하루 종일 먹을 거냐?"

우진은 건너편에 앉은 김 팀장의 식판을 보았다. 벌써 절반 정도 먹었다.

원래 김 팀장은 성격이 급한 데다가 술이든 밥이든 일처리든 뭐든지 빨리하는 스타일이고 기다리는 것을 아주아주 싫어하는 성격이다.

우진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고 그렇게 쏘아붙이는 부서장이 조금은 원망스러웠지만 대들다가는 서먹서먹해질 것 같기에 속상한 맘을 꾹꾹 누른다. 김 팀장 이 삐치면 오래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알았어요! 빨리 먹음 되잖아요!"

하기야 김 팀장의 말도 일리는 있는 것이 보통 직장인들이면 잘 알지 않은가? 일할 때보다 쉴 때가 더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을...

그렇게 쓸데없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어서 먹고 쉬라는, 즉 실속을 챙기라는 애정 섞인 질책이라는 것을 우진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진 또한 김 팀장 못지않게 급한 성격이다. 식사시간이 평균 10분도 안 걸린다. 적게 먹는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식사량은 20여 분 먹어야 할 양인데도 불구하고 10분도 안 걸리는 것이다.

우진은 속도를 올려본다. 마치 이가 없는 사람처럼 아니 차라리 마신다는 표현이 더 맞을 만큼 입에 넣자마자 목으로 흘러내려간다. 그래도 그중에 짭짤하면서도 오래 씹을수록 감칠맛 나는 땅콩 멸치볶음은 그렇게 넘기질 못한다. 다른 반찬에 비해 꼭꼭 씹어먹는다. 한껏 맛을 음미하며 입을 움직인다.

어느덧 식판이 비워질 때쯤 맞은편의 김 팀장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을 건다.

"아직도 멀었냐? 먼저 나갈까?"

김 팀장의 짜증 섞인 말을 듣곤 마지막 국그릇을 들어 올려 그릇째로 들이킨다.

파가 몇 조각 들어간 미적지근한 콩나물국.

우진은 어제 먹은 술로 인해 아스파라긴산이 녹아있는 콩나물국을 기꺼이 들이켠다. 마치 이 국사 발을 다 비우면 술 해독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가지며...

아까 그 재수 없는 이 팀장 일행보다 늦게 들어왔지만 나가는 것은 우진과 김 팀장이 1등이다. 점심시간은 늘 이런 분위기로 마무리되었다.


점심시간을 마치고 나온 우진은 회사 마당에서 서 여유롭게 담배 한 개비를 꺼내서 입에 문다. 흡연가들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행동이다. 우진은 마음속에 안식을 느끼듯이 안정감을 전해주는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하며 흐뭇해한다.

하늘에 구름이 드문드문 흘러간다. 그것들은 커다란 솥에 무심하게 떼어 넣은 수제비 같다고 생각하던 순간, 뒤따라 나온 이 팀장 일행이 점심시간에  족구를 하기 위해 네트를 마당에 치는 것을 보고는 다시 마음이 불편하다.

"지랄들을 하고 자빠졌네."우진은 혼잣말로 이죽거리며 그 자리를 벗어나 2층 작업실로 올라간다.


우진이 하는 일은 실크스크린이라는 인쇄 일이다. 각종 화공약품을 취급하는 이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화공약품 냄새가 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느 퇴근하던 날은 잊을 수가 없다. 버스 안에서 우진의 옆에 있던 여자 승객들끼리 어디서 파스 냄새가 안 나냐고 하는 말을 들은 것인데 이런 반응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심심찮게 들었기에 본인임을 알아차리고 창피해서 사람이 드 문 곳으로 이동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진에게는 처음부터 그 냄새가 그렇게 거부감이 없었기에 아직까지 이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우진은 "박하 향기 같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가 김 팀장에게 미친놈이란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우진은 구석에 있는 늘 쓰던 의자를 집어서 끌고 어두운 구석으로 향한다.이의자는 등받이가 고장 나서 뒤로 좀 더 젖혀지는데 오히려 기대어 자기에는 최적화로 고장 난 셈이다. 이 의자에 앉아서 다리 올릴 마땅한 것을 찾다가 인쇄 작업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자재 더미 위에 폐지들을 올려둔다. 다리 뻗어 두기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알맞은 높이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시계를 보니 12시 50분 오후 1시 20분까지 낮잠 좀 즐기다가 5분 동안 담배 한 대 피우고 올라와서 작업을 준비하면 오후가 시작되는 것이다. 휴대폰에 알람 시간을 확인하고는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너무도 달콤한 시간이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오후가 지루하고 힘들기 때문이다. 굳이 의학적인 핑계를 대자면 오후의 10~20분의 낮잠은 인간의 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말이다.



오후 12시 20분


띠리리 띠리리리....아주 기계적이고 인위적인 멜로디가 울린다.

반사적으로 우진은 몸을 일으킨다. 몸이 가뿐하다 마치 몇 시간을 잔듯하다. 깊은 잠이었다. 우진은 역시나 늘 그랬듯이 주변을 빠르게 정리하고 1층과 2층 사이의 구름다리 옆 재떨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곳이 흡연구역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근무시간에는 이용하지 않는다. 그곳은 건물을 이어주는 곳이어서 쉬는 시간 아닐 때 담배를 피우다가는 공장장이나 임원들의 지적사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무시간에는 일반적으로 1층 건물 뒤편이나 인쇄 작업실 안쪽 열처리실을 이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열처리실은 실내이기 때문에 어쩌다 한 번 정도 이용 가능하고 김 팀장이 항상 먼저 독차지하기에 우진은 나와서 해결해야 한다.

담배를 두어 모금 피울 때쯤 다른 직원 한 둘이 밖으로 나온다. 우진은 피우던 담배를 대충 마무리하고 작업실로 들어간다. 오후 작업시간이 시작되었다.


오후 3시 40분


우진은 중간에 쉬는 시간인 오후 3시 30분부터 10분 동안 믹스커피를 한잔하며 담배를 한대 피우고 작업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사무실에는 잔뜩 짜증 난 김 팀장과 영업부 무대리로 불리는 김대리가 상기된 표정으로 김 팀장을 애원하듯 바라보며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어쩔 수가 없어요. 원청에서 해달라는데 제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김대리가 애원하듯 말하고 있지만 늘 그랬듯 그것은 협박에 가까웠다.

김 팀장이 거기에 일격을 가한다.

"야 너는 일 한두 번 하냐? 인쇄가 조립실처럼 뚝딱하면 끝나는 일이냐? 아니 조립실도 마찬가지지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게 있는데, 지금 가지고 와서 5시까지 해달란 소리가 맞냐 이 말이다. 인쇄하려면 세팅 새로 해야지 잉크 조색해야지 인쇄해서 열처리시간만도 1시간 30분 걸린다. 불량 없이 바로 잘 나와도 빠듯한데 그런 걸 뻔히 알면서 원청이라 해도 작업 내용과 현재 재고 등 상황은 설명하고 시간 조율은 해야 영업 부지, 원청에서 요구한다고 덜컥 가져와서는 작업지시 툭 던져놓으면 그게 택배사원이지 영업부냐? 내 말이 틀리냐? 틀리면 틀리다고 해봐!

게다가 뭐 200개? 200개 하느라 잔업 하라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공장장도 민망하니까 직접 안 오고 너 시킨 거 내가 모를 줄 아냐? 인간들이 왜 이렇게 이기적인지 자기들은 퇴근만 하면 다야? 꼭 퇴근 두세 시간 남겨놓고 지랄을 해 아주..... 에이 시부럴놈!

 김 팀장은 그간의 맺힌 것을 쏟아내듯 마구 열변을 토한다. 우진 입장에서야 늘 봐온 장면들이고 같은 입장이기에 팔짱을 끼고 경청하며 김대리를 지그시 쳐다본다. 약간은 어이없는 눈빛으로...

"에이 그럼 중간에서 나보고 어쩌란 말이에요? 팀장님이 알아서 하세요. 저는 분명히 전달해드렸습니다."

김대리도 김 팀장의 성격을 알기에 더 어쩌지는 못하고 한마디 툭 던져놓고 작업실을 나가버린다.

김 팀장은 허가받지 못한 흡연실인 열처리실에서 이미 담배를 피워대며 속상함을 하얀 연기로 대신 뿜어내고 삭히고 있다.

우진도 옆에서 같이 담배를 피워 물고 김 팀장에게 물어본다.

"어떻게 할까요? 조색부터 할까요?"

미간을 찌푸린 채 담배연기에 휩싸인 김 팀장의 얼굴이 고뇌하는 아그리파 석고상 같아 보인다.

"조색은 내가 할 테니까, 너는 판 세팅하고 저 새끼 가져온 도장 제품 검사해서 인쇄 작업할 수 있게 작업대에 준비해놔."

"예 알겠어요."

잔업을 안 하려면 혹은 잔업을 하더라도 빨리 끝내려면 서둘러야 한다.

김 팀장은 담배를 거칠게 후벼끄고는 라디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뽕짝을 평소보다 크게 틀어본다.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얼마간 작업을 하던 중 총괄이사가 들어왔다.

두 사람은 고개를 약간 숙이며 예를 지킨다. 그나마 총괄이사는 임원중에 말도 좀 통할뿐더러 김 팀장을 좋아하는듯한 사람이다.

"김 팀장 왜 또 그러냐?"

총괄이사가 눈이 동그래져서 말을 붙인다.

"아닙니다!"

김 팀장은 마지못해서 대답하며 손은 작업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마치 "나 지금 엄청 바쁘다고 인간들아" 하는 느낌이란 걸 오랫동안 같이 일해온 우진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속으로 웃음을 참아냈다.

"김 팀장 내용은 대충 들어 아는데 어쩌겠냐 김대리는 중간에서 어쩌겠어 네가 좀 이해하고 넘어가 줘라 응?"

총괄이사가 위로 반 협박 반하며 어깨를 툭툭 친다.

"네네 알겠습니다. 어서 맞춰놓고 들어가던지 못하면 새벽에라도 나와서 해놓겠습니다. 어차피 내일 아침 일찍 가져가도 된다고 해서요."

김 팀장은 여전히 작업에 손을 놓지 못하고 대답을 마무리한다.

"그래 알았어 내가 김대리한테 말해놓을게 수고 좀 해줘."

총괄이사는 고갯짓하는 두 사람의 인사를 받고는 작업실을 나간다.

그 뒤로 두 사람은 거의 손이 안 보일 정도로 일에 매달렸으며 오후 5시 30분에 모두 퇴근할 때도 일을 하고 있었고,(물론 중간에 잠깐 동안은 둘이 담배도 한 대 피우기도 했지만...) 드디어, 6시가 넘어서야 일이 마무리가 되었다.

"니미럴 잔업 없다고 보고해서 저녁밥도 신청 안 해서 밥도 못 먹고 일했네..."

두 사람은 미적지근한 믹스커피 한 잔씩 홀짝이며 담배를 피워댄다. 군인 얘기를 좋아하는 김 팀장 표현대로라면 참호 속 각개전투를 한바탕 치르고 휴식을 가지며 그 뒤에 오는 무기력함처럼 둘은 지친 모습으로 퇴근 준비를 한다.


오후 6시 30분

"먼저 들어갈게요~"

"그래 고생했다."

우진의 인사에 김 팀장도 인사를 건넨다.

우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쓸어내리며 터벅터벅 1층을 향해 계단을 내려간다.

"후... 안 마시려 했는데..."

아침엔 절대 술은 입에 대지도 않겠다고 생각한 것이 생각난다.

그러나 술 벌레들이 슬금슬금 기어올라와 속삭인다.

"오늘 힘들었잖아~한잔해야 풀리지 않겠어?"

우진을 유혹하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굳이 술벌레들의 핑계가 아니더라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

누군가 우진에게 그게 알코올의존증이라 손가락질을 하던지,

혹은 알코올중독의 시작이라고 놀리던지 알 바가 아니다.

지금 당장 탈출구가 필요한 것은 맞기 때문이다.

빠른 시간에 아주 간단하고도 저렴한 방법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이 술을 선택할 때는 스스로에게 무척이나 가엽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연민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진에게는 양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양해를 구하는 방법을 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출퇴근 카드를 찍고서 어두워진 공단 골목을 걸어간다. 이미 해는 져서 어둡다 그래도 조금씩 해가 길어진다고 생각을 할 즈음에 버스정거장에 도착했다.

운이 좋게도 몇 분 지나지 않아 반가운 환한 버스 불빛이 코너를 도는 모양으로 빛을 둥그렇게 발산하며 우진 앞에 정지한다.

버선발로 마중 나가는 사람처럼 버스정거장에서 내려서 버스를 마중한다.

"삐~빅~!!"

버스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리면서 버스문이 닫힌다.우진은 맨 뒷자리에 가서 털썩 주저앉고는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그리곤, 눈을 감는다.

버스가 출발하고 드디어 우진은 어두운 공장지역을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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