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지망생으로서, 좋은 작가보다 더 귀한 것은 좋은 독자라는 것을 자주 느끼고 있다.
좋은 작가는 사실 찾기 쉽다. 도서관에 가보면 좋은 작가들의 책으로 그득하다. 시간의 시험을 통과한 작가들부터 해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훌륭한 작가들까지. 내 남은 생을 모조리 바쳐도 다 읽어낼 수 없는 좋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손 닿을 곳에 흘러넘친다.
그렇다면 좋은 독자는? 일단 좋은 독자란 이런 능력을 갖춘 독자가 아닐까.
긴 호흡의 글을 참고 읽을 수 있는 집중력, 텍스트에 실린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주는 열린 마음, 얼핏 보면 단조로워 보이는 단어들의 나열에서 생동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상상력, 글의 맥락을 이해할 지적 능력(글의 전체적인 맥락이 아닌, 자기가 받아들이고 싶은 부분만 굴절시켜 받아들이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기에), 읽어낸 것을 내면화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의미로 산출해 내는 창의성.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나 같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의 글도 참고 읽어주는 인내심과 애정.
현대인들은 다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고, 남의 이야기를 참고 들어주는 능력은 부족하기에. (아닌가?)
그래서 요새 내게 귀하게 느껴지는 것은 좋은 작가보다는 좋은 독자이다.
나도 누군가의 좋은 독자가 되리라 다짐한다.
오늘도 귀한 당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