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렵지 않은 날의 시작

by Dahl Lee달리

설날이 끝나면서 시작된 두드러기와 가려움으로 일상이 엉망이었는데 어제 오후부터 몸이 갑자기 정상이 됐다. 거의 3주를 앓았다. 몸이 몹시 피곤할 때 고기를 먹으면 이렇게 심한 알레르기가 온다.


주사랑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에만 의존하다 어제는 한약을 먹기 시작했다(한약이 써서 잘 못 먹는다). 진저리 쳐지는 쓴맛을 견뎌가며 먹었더니 이렇게 좋은 일이 있다.


글쓰기 모임이 끝나고 스터디카페 가서 공부를 2시간 하다가 12시가 넘으니 잠이 쏟아져서 도망치듯 집에 와서 쓰러져 잤다. 최근에 두드러기가 심해서 거의 자지 못했다. 그런데 가렵지 않으니 몇 번 깨긴 했어도 7시까지 잘 수 있었다.


이럴 땐 아주 조금의 고기도 안 먹어야 되는데 쉽지 않다.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굉장히 먹고 싶어 지는 게 사람의 마음. 샌드위치 안의 닭가슴살, 조각난 베이컨 한입에 몸이 또 뒤집어지길 반복... 힘든 삼주였다.


다시 태어나면 고기도 실컷 먹고 짜장면 탕수육 마라탕 같은 것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 그렇지만 다시 태어나는 일은 아마 없을 테니 몸 관리를 최대한 잘해서 알레르기 발작이 없는 몸으로 만들고 싶다.


사람 마음이 참 신기하다. 평상시 상태가 0일 때는 1을 얻어도 행복하지 않다가, 오래 마이너스 상태로 살면 0만 돼도 행복한 느낌이 드니까. 오래 아파본 사람들은 이 말 뜻을 알 것이다. 나는 지금 0인데도 행복까진 아니어도 기분이 좋다.


어제 꿈에선 호주에 갔다. 어떤 작은 여자아이가 울고 있어서 도와주고 달래줬다. 좋은 꿈이었다.

나의 주식,야채만 넣은 샌드위치.맛은 있지만 조금 슬픈. 그치만 샌드위치 만드는 것은 재밌다. 만들때 좀 더 만들어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을 좋아한다. 거기엔 고기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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