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결핍에 대하여

by Dahl Lee달리

나는 식탐이 꽤 있는 편이다. 알레르기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제한이 나를 더 끓어오르게 한다.


짠맛 나는 과자나 끓이지 않은 생라면을 과자처럼 부숴 먹는 걸 좋아한다. 먹으면 가려워질 걸 알기에 몇 번이나 망설인다. 먹을 수 없다. 그래도 먹고 싶다. 아니, 그래서 더 먹고 싶다.


웃긴 것은, 맛만 따지고 보면 떡이나 빵, 바나나주스 같은 달콤한 것들도 맛있지만, 그런들은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좀처럼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참 우습다. 가질 수 없기에 더 가지고 싶다. 할 수 없기에 더 하고 싶다.


결핍에서 비롯되는 욕망. 이것이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아닐까? 사람들은 자기에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한 뼘 더 가까워지기 위해 여러 짓들을 벌이니까.


날 때부터 말더듬이, 못생기고 허약한 소년. 자기를 추하다고 믿는 소년. 그 소년이 아름다운 소녀를 좋아했다. 그녀에게 비참하게 거절당한 후 그의 결핍은 더욱 커졌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추한 그에게는 닿을 수 없는 무엇이다.

그 소녀에게는 따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소녀는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죽고, 그 죽음은 그녀를 소년의 가슴에 변하지 않는 절대적 아름다움으로 박제한다. 그리고 평생토록 그를 지배한다.


소년에게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

1) 넌 사실 추하지 않아. 그러니 아름다운 것에 그렇게 집착하지 마.

2) 눈을 좀 낮춰. 그렇게 예쁜 여자한테 집착하니까 거절당하지. 조금 못나 보이는 여자들에게도 마음을 열어봐.


나에게는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

1)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나 감사하며 먹어. 이것도 못 먹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2) 못 먹는 게 아니라 안 먹는 거라고 생각해. 몸에 나쁜 거라 네가 거절하는 거라고.



오늘 점심은 파프리카 샐러드를 곁들인 크림 파스타. 감사히 먹겠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매운 새우깡을 먹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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