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고 부지런한 여자가 되고 싶어요
춘분이 하루 지난 날 저녁 거리를 걷다
누군가 길에 내다놓은
말라비틀어진 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목질을 눌러보고 껍질을 긁어 본다
아직 단단한 피부 밑으로
안쪽은 초록이 축축하다
너를 여기 내다놓은 사람은 알까
네 안의 봄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바람이 아직 이렇게나 찬데
그의 이름은 해피트리
누군가의 싸구려 행복이었다가
다다르지 못한 봄의 길목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
나무를 밀어낸 손을 생각한다
차고 흰 손의 주인
어딘가 나를 닮은 메마르고 못된 여자
물만 줘도 행복해하는 너를
이렇게 마르게 한
악한 게으름을
그날
내가 문 밖에서 얼게 둔 그의 그림자도
저 나무를 닮았을까
그날
내 손도 그렇게
차고 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