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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 Dec 17. 2020

외계인 스파게티

스파게티의 변신은 무죄!! 외계인 스파게티 잡솨 봐!!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날이다. 오늘 두 아이 모두 학교에 가지 않는다. 온라인 학습을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한다. 할머니가 해주신 속이 뻥 뚫릴 것 같은 굴국에 무김치를 자르지도 않고 젓가락으로 푹 찔러 와그작 씹어 우물거리며 앵두가 묻는다. “ 엄마, 우리 점심 뭐 먹어?” 첫째 아이와 나는 어이가 없어 서로를 쳐다본다. “우리 맛있는 거 만들어 먹을까?” 먹고 있으면서 먹을 걸 걱정하는 앵두의 오물거리는 입이 사랑스럽다.


“크리스마스에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파티 요리 어때?” 제안을 하자 앵두의 큰 눈이 더 커진다. “파티 요리? 그러면, 스파게티 어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와인이랑도 어울리고 좋을 것 같다. “그럼 스파게티 하자. 그냥 스파게티 말고 우리만의 신나는 스파게티!!” 말을 끝내자마자 앵두는 냉장고 문을 연다. “엄마, 이 소시지 써도 돼?” 말해 뭐하겠는가. 그 햄을 놔둬 봐야 내 술안주 밖에 더 될까. “ 당연하지. 소시지 스파게티 하게?”

아니,
외계인 스파게티 할 거야!!


지금부터 앵두와 할 요리는 어린이집 다니는 친구들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아주아주 좋아할 것 같으니 눈 똥그랗게 뜨고 보세요.

초초 간단 재료 공개!!

슬라이스 마늘 조금.
올리브 오일.
스파게티 면 - 먹고 싶은 만큼.
소시지 - 면의 양에 맞게 또는 있는 만큼.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시중에 파는 것 기호에 따라)

요리하다 배꼽이 빠질 수 있으니, 여분의 배꼽을 꼭 준비하세요!!



1. 소시지를 3등분 한다. 소시지를 좋아하면 이등분해도 된다.

2. 스파게티 면도 반절로 자른다. 눈대중으로 반 맞춰 툭 자르면 바로 잘린다.

3. 이등분한 스파게티 면을 4~6 개씩 소시지에 꽂는다.

4. 너무 힘을 주어 꽂으면 스파게티 면이 끊어진다. 천천히 조심조심.

   (오른손이 앵두다. 꾀를 내어 한 번에 3개를 꽂으려고 시도 중이다.)



5. 물이 끓으면 한 땀 한 땀 꽂아 넣은 외계인 스파게티면을 삶아준다.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징그러운 것 같기도 하지만 애들은 좋아한다.)


Tip!!

스파게티 면을 삶을 때 소금을 좀 넣어주면 면에 간이 베어 더 맛있다.

시간은 면 뒷면의 권장 시간을 지켜주면 좋겠지만 일반적으로 6~7분 정도가 좋다.

스파게티 삶은 물은 한 컵 정도 따라 놓는다. 나중에 면 섞을 때 함께 넣어주면 더 촉촉하고 맛있다.

스파게티 면을 쥐었을 때 500원 동전 크기 정도면 1인분으로 적당하다. 하지만 1인분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양껏 드시면 된다.

면을 삶아 놓고 바로 먹지 않을 때는 1분 뺀 5~6분 삶아주면 좋다.



6. 면이 끓는 동안 마늘을 슬라이스 해주고, 스파게티 삶은 물을 한 컵 따라 놓는다.


그 많은 컵을 놔두고 우리 앵두는 엄마가 겨울마다 꺼내서 커피를 타 마시는 내 전용 커피 컵에다 물을 따라 놓는다. 그리고 나를 보며 웃는다. 날 놀리려고 일부러 그런 것이다. 귀엽다. 이 녀석은 뭘 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렇게 웃으면 반칙이지. 엄마가 어쩌겠니. 아무리 그래도 내 커피 컵에 면 삶은 물을 따라 놓는 것은 에바 참치 꽁치다. 이놈!!!



7.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슬라이스 한 마늘을 넣고 볶는다. (향기부터 맛있다.)

8. 외계인 스파게티면을 넣고, 남겨 놓은 면 삶은 물을 넣는다. 그리고 집에 있는 취향에 맞는 소스를 넣어준다.

9. 오른쪽으로 비비고 왼쪽으로 비비고 열심히 소스와 섞어주면 “외계인 스파게티” 완성. 참, 쉽쥬?


“외계인 스파게티” 작명 센스도 역대급이다. 이름을 듣고 보니 흐물거리는 다리와 몸통이 외계인처럼 생겼다. 해파리 스파게티, 오징어 스파게티 여러 이름이 오고 갔지만 “외계인 스파게티”로 결정되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고 집에만 있어 지루해 한다구요?
배는 무지 고프고 거창한 것은 하기 귀찮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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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준비를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으시다구요?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해보고 싶으시다구요?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다구요?
남편과 또는 아내와 함께 요리하고 싶다구요?

앵두가 그 모든 고민을 해결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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