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를 찾아서

고개를 돌려 봐.

by 이작가



지구에서 3만 광년 떨어진 어느 별에
매일 한 곳만 바라보는 ‘외눈박이’와
그 외눈박이’만 바라보는 BB가 살고 있었어요.

외눈박이와 BB는
아침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어느 날은 해가 지고도 한참이 지날 때까지
함께 했어요.

살랑이는 바람에 외눈박이의 머리카락이 흩어지는 모습을 BB는 좋아했어요.
외눈박이는 자신을 바라보는 BB를 향해 언제나 밝게 웃어주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외눈박이는 BB와 놀던 장소에 나오지 않았어요.
BB는 아침에도 기다리고 점심에도 기다리고 밤에도 기다렸어요.
하지만 외눈박이는 나오지 않았죠.

외눈박이는 3만 광년 떨어진 지구별을 봤어요.
봄에 피는 꽃을
여름에 푸른 바다를
가을의 높은 하늘을
겨울의 눈사람을

지구와 시간의 흐름이 달라 지구의 1년은 어느 별의 한 달과 같았어요.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랐죠.

지구별의 아름다움에 빠져 지구를 관찰하던 어느 날
외눈박이는 F를 발견했어요.
F의 새하얀 얼굴엔 핑크빛 꽃이 핀 것 같았어요.

외눈박이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어요.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외눈박이는 두려웠어요.
하지만 그 두려움도 잠시...
F를 사랑하는 마음은 하루하루 커져만 갔어요.

BB는 그런 외눈박이의 모습을 지켜봤어요.
마음이 아팠지만 BB도 그런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었어요.
외눈박이 한 걸음 뒤엔 언제나 BB가 있었어요.

외눈박이가 F를 생각하며 행복한 미소를 집을 때도
너무 멀리 떨어져 바라볼 수밖에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을 때도
그러다 병이나 끙끙 앓고 있을 때도
BB는 외눈박이 한 걸음 뒤에 있었어요.


지구의 시간은 어느 별보다 10배보다 더 빨랐어요.
F는 남자 친구를 만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빠르게 늙어 갔어요.


외눈박이는 마음이 아팠어요.
외눈박이를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는 BB의 마음도 아팠어요.

BB는 생각했어요.
‘외눈박이야, 나를 봐. 내가 여기 있잖아. 한 걸음 뒤에 늘 여기 있잖아.’
‘왜 넌 늘 그 먼 곳만 바라보고 있어? 나는 이렇게 바로 한 걸음만 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잖아.’

외눈박이는
얼마 동안인지 알 수 없는 날 동안 끙끙 앓다가 일어났어요.

문을 열고 나와 BB와 놀던 장소에 가봤어요.
언제나처럼 BB는 하얀 얼굴에 핑크빛 웃음을 외눈박이를 향해지어 보였어요.

외눈박이는 BB가
언제나 곁에 있어서 알 수 없었어요.
BB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자신을 바라보는 검고 깊은 눈을
그리고 자신을 향한 BB의 사랑을...

바람이 외눈박이의 머리카락을 흩날렸어요.
외눈박이는 그런 자신을 눈물 가득 머금은 눈으로 바라보는
BB에게 전보다 더 깊은 웃음을 지어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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