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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름

by 이작가

“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활기, 에너지, 생맥주, 나무, 바다, 여행, 휴가, 선풍기, 수박, 아이스커피, 평상, 모기, 가족여행, 아빠, 아이스크림, 비, 수영, 친구, 그리고 레몬 소주가 추가 되었다.

여름하면 일단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나를 더 나답게 그리고 여름을 더 여름답게 만드는 단어들이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단어들이다. 여름 휴가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읽은 책이라 더 공감하며 읽은 것 같다. 여름을 즐길 마음의 준비 운동을 하는 것처럼 몸과 마음에 단단히 일러두는 것 이다. ‘자, 준비 됐지? 여름을 즐겨! 다 잊고 놀다 와!!’

존재 만으로도 위안을 주고 늘 껌딱지처럼 딱붙어 나를 정말 나답게 하는 친구도 빠질 수 없다. 5권의 친구를 데려갔고 두 곳의 독립 서점( #소심한책방,#만춘서점 )에 들러 7권의 친구를 더 모셔왔다. 이렇게 든든한 친구들을 얻었으니 두려울 것 없이 여름 속으로 퐁당 빠져들었다. 책은 마치 나와 함께 여행 하는 친구같다. 바다를 볼 때도 이동을 할때도 맥주를 한 잔 할 때도 수영을 하다가 쉴 때도 이 녀석은 든든한 보디가드를 자처한다.

세 계절을 잘 살아온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여름을 감사한다. 잠깐 뭉친 어깨에 힘을 빼고, 다음 날을 위해 절제했던 맥주도 한 잔 더 마시고, 큰 소리로 노래도 따라 부르고, 술취한 척 춤도 춰본다. 내 몸이지만 내 맘처럼 움직일 수 없었던 몸을 파도에 맞겨 보고, 숲을 거닐며 은근슬쩍 그의 손도 잡아 본다. 그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바라는 것은 먹고 사느라 내가 살아온 날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내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는 것. 여름 휴가를 나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레몬 소주가 여름 단어로 추가 되었다. 꼭, 이 녀석을 나의 단어로 안착 시킬거다. 레몬 소주의 맛을 알아가는 여름이 좋다. 이렇게 좋아하는 것이 하나 생기면 나의 세상은 더 넓어진다. 이제 여름의 밀도가 더 짙어졌다. 내 여름은 이제 레몬 소주로 더욱 몰랑해졌고 풍성해 졌다.

여름을 즐기는데 필요한 건 조건이 아니다. 얼마큼 채워져야 즐길 수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즐기는 마음 그리고 여름에 대한 순수하고 즐거운 기대다. 여름을 즐길 마음이 준비 되었다면..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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