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 Aug 12. 2021

 요리해주는 딸  - 참치 스팸 김치찌개

#딸과함께하는요리 #김치참치스팸찌개 #계란말이 는 #덤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일 아침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다

혼자 아침 시간을 보내려고 생각하니 허전하다.

셋이 꼭 붙어 앉아 뭔가를 함께 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거실에서 비즈로 뭔가를 만드는 딸아이가 있고

에어컨도 없는 서재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게임을 하는 아들이 있다.

방에 혼자 앉아 책을 읽어도 글을 써도 외롭지가 않다.


“엄마, 오늘 점심 뭐야?”

“글쎄 뭐 먹고 싶은데?”


앵두는 냉장고를 양쪽으로 열고 냉장고를 쓰윽 훑어본다.


“김치 찌개랑 계란말이 해 먹자.”

“엄마는 요리하기 싫은데..”

“그럼 내가 할게 간만 봐줘.”

“참치 찌개 끓일 거야?

“오빠가 좋아하는 스팸도 넣을 거야.”

“그럼 김치 참치 스팸 찌개네.”


우리 요리의 특징은 

언제나 집에 있는 재료로 적당히 하는 것이다.

잘하려고 애쓰지 않고 즐겁게 해서 맛이 없어도 맛있게 먹는다.


오늘 요리 부제는

<칼로리 폭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다.


밥 하기


집밥의 기본은 윤기 좔좔 흐르는 밥이다.

오늘은 특별히 흑미, 옥수수, 완두콩을 더했다.

밥을 먹을 때 쫀득쫀득 씹히는 옥수수와 완두콩 맛이 죽여준다.



김치 참치 스팸 찌개 끓이기


맛있는 묵은지만 있으면 따로 준비할 재료가 없다.

1. 김치를 먹기 좋게 쫑쫑 썰어준다.
앵두 손은 소중하니까 비닐장갑도 낀다.
깔끔쟁이 앵두는 손에 뭐가 묻는 것을 싫어한다.

2. 냄비에 김치를 넣고 다진 마늘도 한 숟가락 넣는다.

3. 할머니가 주신 매실액도 한 바퀴 휘익 넣어준다.
요리할 때 매실을 정말 감초 같다.
앵두는 벌써부터 그 진리를 깨달은 것 같다.

4. 찌개가 끓는 동안 스팸과 대파를 썬다.
기름이 손에 묻는 게 싫은 초6 앵두의 스팸의 두께는 이랬다 저랬다 한다.
파도 파바바박 썰어준다. 이때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쓸데없는 간섭이다. 오늘의 요리사 앵두를 믿어라.



준비한 재료를 끓고 있는 찌개에 넣어준다.

참치를 흩어지지 않게 넣어주고

스팸을 예쁘게 줄 세워 넣어주는 센스

그리고 대충 썬 파도 한 줌 넣어준다.

찌개 색이 먹음직스럽지 않다며 고춧가루를 파바박!!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나..




계란말이 하기


앵두가 가장 자신 있어하고 좋아하는 요리가 계란말이다.

처음 계란말이를 할 때 조심스럽게 게란을 말던 모습이 떠오른다.

천천히 조심조심 계란을 말던 앵두의 작은 손이 어느새

엄마만큼 자랐다.


탁! 하고 계란을 깬다.
탁! 탁!! 계란을 깬다.
소금을 솔솔 뿌려주고
촥촥촥 열심히 저어준다.



이젠 달걀을 두껍고 예쁘게 잘 말아주면 된다.



옆에서는 찌개가 끓고 앵두는 계란말이를 하고

집밥이란 이런 것!!


입맛이 없어 아무것도 못 먹을 것 같았는데

뱃속에서 꼬르륵 꼬르륵 야단이다.


딱, 시간에 맞게

치~~ 익 밥 되는 소리가 들린다.

곧 밥이 다 되었다는 알림음이 울린다.


보글보글 찌개 끓는 소리

치~~~ 익 밥 되는 소리

탁탁탁 계란말이 써는 소리

행복한 소리가 온 집을 가득 채운다.


게임 삼매경에 정신이 없던 아들이

코를 벌름 거리며 나타나

밥상을 차린다.

눈치가 있는 놈이다.



우리의 밥상은 풍성하고
우리의 여름은 깊어지고
우리의 사랑은 끝이 없다.

사랑한다면 함께 요리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