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에 마음 널어 말리기

#마음 #자기관리 #청소 #에너지보존법칙 #추석 #마음청소 #가을 #빨래

by 이작가

추석이 낼모레다.

가족이 모여 즐겁게 왁자지껄 소란스러운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청소.

평소 잘 하진 않지만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다.

쓸고 닦고 묵은 때를 벗겨낸다.

청소를 하는 동안은 기술을 연마하는 수련자의 자세다.

명상까지 할 수 있다면 나는 하산해야겠지.


'빨래 끝'하던 광고에서

맑은 하늘에 개운한 표정으로 웃는 모델처럼.

2020 올림픽 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마지막 한 발을 쏘고 '끝'을 외쳤던 선수처럼

9회 말 2 아웃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상황에서

안타를 쳐낸 선수처럼

겨우 집 청소이지만 하나씩 클리어해나가며

온몸에서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낀다.


마음도 집처럼 청소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오래오래 묵혀 두었던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았던 상처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받은 오해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많은 친구드속에서 느끼는 풍요 속 외로움

마음 여기저기 들러붙어 잘 닦이지도 않는 감정들을

청소하듯 깨끗이 씻어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날.

여기저기 낡고 지저분해진 마음을 꺼내어

상처 난 곳에는 연고를 바르고 호호 불어주고

찢긴 부분은 되도록 티 나지 않게 잘 꿰매 준다.

그렇게 상처 나고 아픈 곳이 잘 치료가 되었다면

이제 지저분하고 묵은 감정들을 처리할 차례다.

조금 힘든 과정일 수 있으니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다.

묵은 감정들을 빨래판에 올려놓고

손목 스냅을 사용하며 빡빡 빨아준다.

오래되어 때가 지지 않는 마음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향기 좋은 섬유유연제에 깨끗해진 마음을 담근다.

상처 많고 지저분했던 마음에 향기가 벤다.

날씨 좋은 가을바람에 마음을 널어 말린다.


고슬고슬

뽀송뽀송


당분간은 어떤 일이 생겨도

깨끗해진 마음에서 다 정화가 될 것 같다.


이렇게 마음을 깨끗이 정리한 후

기분에 맞는 음악을 듣고

기분에 맞는 커피를 마시고

기분에 맞는 책을 골라 읽고

사랑하는 사람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마음을 온통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다.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앉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서있지 말고

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앉아있지 말자.

오늘치 에너지를 아끼고 아꼈다가

마음을 정리하고 마음을 채우는데 쓰자.


오늘처럼 햇빛이 좋은 날

빨랫줄 짱짱하게 만들고

지친 마음 꺼내어 위로해주고

지저분한 마음 깨끗이 빨아

탁탁 털어 빨랫줄에 널자.

바람에 마음이 날아가지 못하게

빨래집게로 잘 집어주는 것도 잊지 말자.

빨래 끝.


고슬고슬

뽀송뽀송


오늘치 에너지는

자신을 돌보는데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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