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 말고 가자

by 이작가

살면서 한 번도 마흔을 꿈꾸지 않았다. 마흔이 되면 어떤 모습일지도 상상해 보지 않았다. 30이 되었을 때도 감정이 이상했지만 사는 게 바빠 감성에 빠져 있을 여유가 없었다. 정신없이 30대를 보내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불혹의 나이가 되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겨났다. 눈이 침침하고 책을 읽는 것이 불편하다. 자주 깜빡깜빡하고 자주 외롭지만 더 많이 웃고 더 자주 용기가 생긴다.


내가 되고 싶었던 존재가 되는데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또 되고 싶은 존재가 되는데 대단한 도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하고 싶은 소중한 마음과 꾸준한 도전들이 모여 되고자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마흔, 나는 두려움에 처했던 모든 순간들의 경험을 통해 절대 해낼 수 없을 것 같았던 일들도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작고 꾸준했던 도전들은 나를 더 단단하게 했고 인생을 더 즐겁고 흥미롭게 했다. 인생의 도전을 하나하나 극복하면서 삶의 의미를 알게 되고 인생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삶은 수학 공식에 맞춰 문제를 풀듯 정확하게 답을 구할 수 없다. 지금 내가 도전하고 외치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고 그것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은 아무도 알 수 없고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실수할까 걱정하는 것보다,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것보다 시작조차 하지 않는 삶이 더 무섭고 두렵고 안타깝다.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해낼 수 없고 아무리 쉬운 길이라도 나서지 않으면 도착할 수 없다.


마흔이 되었다고 갑자기 하고 싶은 것이 생기고 용기가 불끈 솟아오르고 도전 정신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첫걸음을 떼면 어떻게든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끈기와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꼭 첫걸음으로 산 정상까지 내다볼 필여가 없다는 것도 안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나면 어떻게든 다음일을 해결해낼 능력이 생긴다. 20년 전에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고 있는가? 10년 전 할 수 있었던 일을 포기하고 후회하진 않았는가? 10년 후 그리고 20년 후 똑같은 후회를 하며 그런 자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탐험하고 더 멋진 삶을 꿈꾸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 안에서 마흔의 삶을 살자. 마흔,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겁내지 말자. 끝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기죽을 것도 없다. 경쟁하며 누군가를 밟고 올라설 필요도 없으니 걱정하지도 말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니 지난 실패 때문에 슬퍼할 것도 없다. 마흔, 조급할 것 없지 않은가? 뒤로 가지만 말고 방향만 잡고 천천히 앞을 향해 나아가면 된다. 배움에는 시작도 끝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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