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뭐길래

by 이작가

사람들이 만나면 골프 이야기만 한다. 골프를 빼고 나면 그들의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면서도 마치 그 이야기를 처음 하고 듣는 것처럼 놀라고 감탄하며 웃고 또 웃는다. 골프를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 참 이상하고 묘했다.


남편은 골프를 시작하고 그 재미에 빠져 마치 자신이 에너자이저인 것 마냥 백만 스물하나 백만 스물둘.. 연습하고 또 연습하다 허리를 다쳐 새벽에 구급차에 실려가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렇게 고생을 했으면 다시는 안 할 법도 한데 또다시 백만 스물하나 백만 스물둘.. 에너자이저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도대체 골프가 뭐길래 저럴까?


"그래, 결심했어! 그게 뭐라고, 나도 해보지 뭐!"

마음은 먹었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차일피일 미루고 또 미루다 더 이상 유령취급당하기 싫어 시작했다. 운영하던 학원이 코로나의 여파로 잘 되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좀 생겼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덜 바빠지니까 골프를 시작할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일이 줄어들어 시간이 남아 골프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슬퍼지려 하기 전에 생각 전환 스위치를 켰다. 생각 전환 스위치를 켜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긍정적인 생각들로 바뀐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생각을 바꾸면 된다. 처음에는 스위치를 켜도 쉽게 생각이 전환되지 않는다. 그리고 긍정적인 것들을 생각해 냈다고 해도 쉽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계속 연습을 하다 보면 스위치에 반응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어디까지나 이 방법은 내가 마음을 다스려야 할 때 쓰는 방법일 뿐이다. 믿거나 말거나 시도해 보고 대답해 주시라.


생각 전환 스위치를 켜고 생각했다. 골프를 배우면 좋은 점이 뭘까?

남편과의 대화 주제가 하나 더 생긴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더 이상 유령이 될 필요가 없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취미가 생긴다.

자기 개발을 몸소 실천할 수 있다.

글을 쓸 소재가 생겼다.


"이 정도면 시작할 명분은 충분하다. 결정했으니 핑계 대지 말고, 이것저것 걱정하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하자. " 이렇게 나는 군산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골프 수업에 등록했다. 장갑을 사고 골프화도 사고 7번 아이언도 샀다.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신이 나고 설레고 기분도 좋아졌다.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에너지가 솟아나는 것 같았다. 일상이 즐거워지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웃음이 난다. 나에겐 최고 무기 7번 아이언이 있다. 이제 나는 무서울 게 없는 골린이다. 아무도 나를 막아설 수 없다. 음캬캬.


앞으로 닥쳐올 시련은 생각도 못하고 한껏 들떠 행복해하고 있는 골린이의 우당탕탕 골프 연습기.

개 봉 박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