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는 어떻게 잡죠?

골린이의 골프 그립 잡는 법 대방출.

by 이작가

새벽 5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부쩍 차가워진 공기와 이불속의 포근함이 팽팽하게 접전 중이다. '일어나야 한다. 일어나야 한단 말이다. 오늘이 바로 기대하고 기다리던 골프 첫 수업 날이지 않느냐?' 마흔이 넘으면 스스로를 타이르는 방법쯤은 너댓 개씩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냄새나지 않을 정도로만 양치를 대충하고 주름 미스트를 칙칙칙.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에서 오랜만에 신나는 표정을 본다.


뭔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는 것인지 내가 돌리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을 일상을 살다 보면 가끔 일탈을 꿈꾸게 된다. 일탈이라고 하니 꼭 사십춘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더 긴장감 있고 설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하는 거지 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나, 그냥 다들 하니까 대화라도 해볼까 해서 하는 거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쩌면 진짜 속마음은 새로운 도전에 신이 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어두운 시간 운전을 하며 골프 연습장까지 가는 길이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처럼 긴장됐다. 얼마 만에 느끼는 긴장감이란 말인가. '즐겨, 즐겨. 이런 느낌 오랜만이잖아.' 쉴 새 없이 스스로와 대화를 하다 보니 벌써 연습장에 도착해있었다. 7번 아이언과 장갑 그리고 집에서부터 신고 온 내 새삥 골프화. 그리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누구든 처음 접하는 것은 설레지만 또 두렵다. 하지만 그것을 즐기려는 마음과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그것을 진정 즐길 수 있게 된다.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꾸준히 끝까지 가다 보면 분명 못 해낼 것은 없다.


오늘은 골프채 잡는 법부터 배운다. 모든 게 처음인 나. 그래서 뭘 하든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나.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제대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우고 싶다. 그래서 골프채 잡는 법을 알아봤다.



골프채 잡는 법

골프 그립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골프 레슨을 받으면서 처음 배우는 것이 골프채 잡는 법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해야 좋다는 말을 들었고 코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오버래핑 그립

오버 래핑 그립은 골프 그립 잡는 법 중에서 골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오른손의 새끼손가락이 왼손의 검지 위에 올라가는 그립이고 이 그립은 영국의 헤리 바든이라는 골프 선수가 처음 개발하고 사용하면서 알려졌다. 그래서 바든 그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사실! 나는 이 그립으로 정했다.


이 그립을 사용하면 스윙을 할 때 방향성이 좋고 컨트롤이 편리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추어, 프로 할 것 없이 사용하는 그립 방식이다. 손가락에 무리를 주지 않고 왼손과 오른손의 일체감을 줄 수 있는 기본적인 그립 방법이다.


인터로킹 그립

인터로킹 그립은 왼손 검지와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깍지 끼는 형식을 말한다. 타이거 우주 선수가 잡는 그립 방법으로 유명하며 인터로킹 그립은 왼손과 오른손의 일체감을 가장 많이 준다다. 방향성과 비거리에도 도움이 되는 그립이지만 컨트롤이 불편하다는 게 단점이다. 나도 시도는 해봤으나 깍지를 끼다 보니 어색한 느낌이 들어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리 타이거 우주가 사용하는 그립법이라고 해도 나와 맞는 방법을 찾는 게 맞다는 판단을 했다.


손가락이 짧거나 힘이 약한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그립인데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얇고 길다면 관절의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인터로킹 그립으로 시작했어도 계속 관절이 아프고 불편하다면 내가 사용하고 있는 오버래핑으로 갈아타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베이스볼 그립

그립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야구 방망이를 잡는 듯한 그립을 말한다. 왼손과 오른손의 연결 없이 잡는 방법이다. 레슨 없이 독학으로 시작하거나, 힘이 없는 어린이나 시니어 분들이 많이 잡는 그립이라고 한다.


비거리에 특화된 그립이긴 하지만 왼손과 오른손이 연결되지 않아 손목 제어가 잘 되지 않아서 방향성에는 좋지 않아 많이 추천하지 않는 유형이다.


뉴트럴

스퀘어 그립이라고도 불리며 페이드와 드로우 등 모든 구질을 컨트롤하기 좋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선호하는 가장 이상적인 그립의 형태이며 공의 방향과 탄도를 조절하기 편하고 스위의 궤도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기 좋아 프로 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만약 이 그립 사용 중에 슬라이스가 많이 난다면 스트롱그립으로 잡는 것이 좋고, 욱이 많이 나면 윅 그립으로 바꿔서 잡는 것을 추천한다.


스트롱

왼손 엄지를 센터라인보다 우측에 두는 그립을 말한다. 왼손을 위부터 덮으면서 잡기 때문에 왼손등은 위를 향하게 도고 오른손도 왼손에 맞추어 잡기 때문에 오른손등은 아래를 향하게 된다.


이 그립은 임팩트가 늦어도 페이스가 열리지 않는 장점이 있어서 슬라이스 구질로 고민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적합한 그립이며 드로우, 훅 구질을 만들기도 좋고 비거리를 내기도 좋다.


슬라이스 그립으로도 불리며 왼손 엄지를 그립의 센터라인 보다 좌측에 두는 그립을 말한다. 어드레스 시 왼손의 너클이 1개만 보이게 잡고 장갑의 로고가 잘 보이지 않게 잡는 게 정상이다. 오른손 힘이 너무 세서 훅 구질이 많은 골퍼들에게 적합한 그립이며 슬라이스 구질로 고민하고 있는 초보자들은 더 심한 슬라이스가 나올 수 있다.

*너클 - 주먹을 쥐었을 때 손등에 볼록하게 솟는 부분.




골프채를 잡는 방법만 해도 이렇게 다양하고 또 그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에 골린이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7번 아이언을 사놓고 어떻게 잡아야 하는 줄도 모르는 나에게 남편은 말했다.


"그립을 잡을 때는 왼손부터 잡고 골프채를 잡았을 땐 오빠가 니 클럽을 잡았을 때 뺏기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게 잡아야 돼. 왼손과 오른손은 밀착시키고, 왼손으로 골프채를 잡았을 때 왼손 엄지와 검지가 만나는 지점이 붙어 있어야 해. 그래야 왼손과 오른손이 따로 놀지 않아. 일단 해봐. 가서 코치님에게 배우고 일단 니가 쳐봐. 그리고 감을 느껴 봐."


아직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남편 말대로 일단 많이 잡아서 익숙해지는 게 우선일 것 같다. 나에게 맞는 그립법을 찾기 위해 골린이는 침대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고 안 쓰던 근육을 써서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것을 즐겨야 하고 같은 동작을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는 지루한 싸움을 견뎌내야 한다. 너의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반복은 천재를 낳고 믿음은 기적을 낳는다.
-박세리-
매거진의 이전글골프가 뭐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