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는 밤 그리고 다시 아침

by 이호빈



현재는 놓쳐버린 관계 속에서 행복이 그득했던 과거의 내가 아른거리는 밤이 있다. 후회가 한숨으로 내쉬어지고 미안함이 뒤척임으로 나타나는 밤. 부단히 노력했던 나였음을 알지만 때때로 밀려오는 아쉬움은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사람들의 미소를 기억하게 한다. 그리운 사람들, 그들도 나를 추억하며 뒤척이는 밤이 있을까. 각자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해석들이 배치되더라도 따뜻한 온기만은 잃어버리지 않았기를 바라본다.


성숙의 과정에서 실수는 필연적인 것이다. 과거의 실수가 밑거름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기에 지나친 후회나 아쉬움은 과욕의 또 다른 형태겠다. 중요한 건 균형이다. 필연적인 것을 부인하려는 몸부림과 겸허히 수용하는 넉넉함 사이에 균형.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만큼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균형은 후회와 고통을 인격으로 승화시킨다.


날이 밝아오며 한숨과 뒤척임이 끝나갈 무렵 현재 내 삶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아른거린다. 나의 성숙과 성장의 증인들. 증인이란 말에는 이미 어떠한 일의 당사자라는 뜻이 포함된다. 마침 자신이 여기에 존재해 사건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자신 역시 사건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나의 증인들은 나와 함께 나의 삶을 점유한 사람들이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후 이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밤이 아닌 아침에 돼서야 아른거리는 이들. 너무 친숙해서 다정함을 잃어버리기 쉬운 이들을 더욱 애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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