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연습98] 미군

- IS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낳은 힘의 공백을 파고들었다

by leesy

중동 지역에서 축출된 IS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IS는 아프리카 내 무슬림 무장조직과 연계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SNS 등을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힘을 과시하는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유래 없는 잔혹함과 반달리즘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IS의 등장에 지역민들은 또다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IS의 탄생 역사는 미군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자연이 진공을 허락하지 않듯 권력도 공백을 용납하지 않는다. IS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낳은 힘의 공백을 파고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명분 없는 전쟁으로 비판받는 이라크 전쟁은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몰아내는 목적은 달성했지만, 그 이후를 대비한 미국 정부의 계획은 없었다. 질서를 장악했던 강력한 독재자가 사라진 이라크 내에는 후세인의 자리를 대체하려는 세력들이 우후죽순 몰려들었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인 IS는 힘의 공백을 채우려는 이라크 내 세력들을 흡수해 영향력을 확장해갔다.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를 준비하지 않았던 미국이 IS 세력 확장의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명분 없는 전쟁으로 지역 내 혼란과 막대한 사상자를 만들고, 돈은 돈대로 쓴 미국은 이라크전과 관련해서 현재까지도 조롱의 대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공언했다. 911 테러 직후 부시 전 대통령이 테러 조직 알카에다 축출을 명분으로 아프간에 미군을 파견한 지 20년 만에 일이다. 2011년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뒤로도 10년이 지났다. 오바마 정부 이래로 수차례 철군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탈레반이 미군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던 것이 트럼프 정부 당시 탈레반과 맺은 평화협상으로 계획에 추진력이 생긴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미군 철수가 아프간 정세의 혼란을 가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힘의 균형추로 역할했던 미군이 빠지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내전이 불거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미군이 야기한 힘의 공백이 IS 자생의 토대를 만든 악몽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지정학적 우선순위의 변화에 준비하고, 막대한 재정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미국은 철군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철군 뒤에도 아프간의 상황을 도외시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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