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연습103] 종부세

- 떨어뜨릴 곳을 예고해온 폭탄

by leesy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폭탄이라면 명백한 불발탄이다. 세계적인 유동성 증가로 집값이 상승하자 그 여파로 종부세 납부 대상 가구가 늘어났다. 그럼에도 종부세 납부 대상은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한 주택인 3%에 불과하다. 고령자와 장기 보유자는 세액 공제 대상이다. 이런 세금을 폭탄으로 칭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다.


현 정부는 25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지만 집값 안정화에 실패했다. 시장의 욕망을 이해하지 못한 정책을 남발한 탓이다. 거대한 유동성의 흐름을 과소평과하고 정부의 능력을 과신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일관되게 유지한 정책의 기조는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이었다. 종부세 강화가 폭탄이라면 지난 임기 동안 폭탄을 떨어뜨릴 곳을 예고해왔던 셈이다.


최대 6%의 종부세를 부담하는 다주택자의 경우 종부세가 폭탄처럼 느껴질 수 있다. 반면 1주택자이면서 60세 이상 고령자이고 5년 이상 거주했을 경우 최대 70-80%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6억 원 이하 주택은 보유세 완화 대상이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된 종부세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를 거쳐 현 정부까지 지속된 이유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종부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오른 집값에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이들의 불만은 새겨들어야 한다. 원치 않는 집값 상승으로 종부세를 내게 된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시가격 정상화 정책으로 세금 부담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상속이나 매도 시에 종부세를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과세이연제’ 등의 방식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종부세 강화를 주도해온 여당 내부에서 최근 종부세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반대되는 주장이 나온 배경에는 4ㆍ7 보궐선거 참패가 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패배의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꼽고 있다. 종부세 완화로 지지율 하락을 만회해보겠다는 심산인데, 섣부른 정책 선회가 시장에 잘못된 사인을 줘 부동산 혼란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


부동산 정책에서 중요한 건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 정책 실행자에 대한 신뢰 그리고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정책의 일관성이다. 잇단 정책 실패와 LH발 부동산 투기 문제로 정부의 능력과 신뢰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은 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다. 정책의 일관성마저 잃는다면 최근 주춤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언제든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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