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이 약하고 움직임이 많은 아이와 영어 공부하기.
아직 수업이 2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새로 만난 1학년 아이는 그 시간도 채 앉아 있지를 못했다. 분명 학교에서 수업시간은 40분인데 어떻게 된 걸까? 이렇게 개인으로 하는 영어수업시간도 집중이 어려운 걸까? 수업시간 내내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고만 싶어 하는 아이. 책상에 있는 모든 물건에 관심이 가는 아이. 몇 번이고 주의를 주어도 그대로인 아이. 처음엔 이런 영어 수업이 낯설어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집중력의 문제라는 것이 의심되었고 몇 가지 확인을 통해 또래 아이들보다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더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이렇게 집중력이 약한 아이에게 영어공부를 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한 것일까? 방법을 말하기 전에 한 가지 꼭 기억할 것은 집중이 약한 아이들은 꾸중해서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잔소리를 해서 잡힐 정도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다. 반복적으로 집중이 흐트러지는 경우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아이와 함께 집중을 연습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냥 갑자기 집중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니 평소에 실천할 수 있는 다음의 몇 가지를 아이와 함께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첫 번째, 책상 주변에 눈에 보이는 곳은 무조건 단순하게 한다.
그 1학년 아이도 집중에 문제임을 알았을 때 처음으로 한 일이 책상 주변에 아무것도 놓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책이던 장난감이던 무엇이던 공부시간에 불필요한 것은 모두 치우게 했다. 그리고 필기구도 꼭 필요한 것만 놓도록 했다.
이렇게 집중이 약한 아이들은 수업시간에라도 무언가 흥미로운 것이 눈에 보이면 순간 집중이 쉽게 흩어지기 때문이다. 나의 학생의 경우는 눈에 공이 보이면 공을 만지작 거리고 눈에 인형이 보이면 인형으로 장난을 치고, 눈에 새로운 책이 보이면 수업 중간에 그 책을 펼쳐 보고 싶어 했다. 그러니 사전에 영어공부에 집중하도록 주변을 단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했다.
아이가 집중력이 약한데 영어공부를 시키기 싶다면? 장난감이나 관련이 없는 책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모두 치워주자. 이것 만으로도 아이가 영어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두 번째, 영어 공부를 할 때 시간을 짧게 짧게 끊어준다.
예를 들어 20분 단위 그 집중도 어려워하면 10분 단위정 도로 시간을 끊어서 공부를 시킨다. 이렇게 할 때는 그 시간만큼(10분, 20분)에 할 수 있는 양을 정하고 그 시간 안에 정한 양을 해 내도록 한다. 옆에서 시간을 재주면서 한다. 시간을 재줄 때는 다그치는 분위기보다는 흥미로운 방법으로 공부를 하는 분위기임을 기억해주자.
집중이 약했던 그 1학년 학생이 나를 찾아온 이유는 이러했다. 학원 레벨테스트를 볼 수 있게 시험 준비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20분을 앉아 있으면 이미 지루해져서 다른 것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는 것이었고, 레벨테스트는 최소 40분은 가만히 않아서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레벨테스트를 치를 만큼의 영어실력을 갖추려면 시험 준비과정에서도 집중력은 필수였다.
일단 아이의 집중하는 시간을 매번 지켜보고 시간을 짧게 여러 개로 끊어주었다. 공부해야 하는 영어책들을 매번 시간을 재면서 20분 단위 때로 집중이 더 안 되는 날은 10분 단위로 시켰다. 책들을 때로는 페이지로 자르기도 하고, 때로는 과목별로 나누어서 공부하도록 했다. 최소 40분은 앉아 있도록 연습해야 하니, 때로는 20분씩 두 번 때로는 10분씩 4번에 걸쳐 연습을 했다. 그리고 10분에서 20분으로 20분에서 30분으로 점차적으로 조금씩 늘려갔다.
세 번째, 하나의 task(과제)를 끝내면 자리 이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보자.
가만히 한 곳에 앉아 있다는 것 만으로 집중력이 늘면 너무 좋겠다. 하지만 이렇게 집중이 약한 아이들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한 곳에 있다는 것 만으로 지루함을 크게 느낀다. 그리고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이럴 때는 작은 변화를 줘보자.
나의 학생의 경우는 의자에 앉는 책상에서 바닥에 앉는 책상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집중을 잘해서 하나의 task(과제)를 끝내면 예를 들어 reading(읽기)을 끝냈다던지 하면 그때 고를 수 있게 해 준다. 원하면 의자에 앉아서 공부하는 책상에서 바닥에 앉아서 하는 책상으로 옮겨 갈 수 있는 선택을 주는 것이다. 이 아이는 몸의 움직임도 많고 한 자세로 쭉 공부하는 것을 쉽게 지루해했던 터라 이 작은 변화를 흥미로워했다. 그리고 책상을 옮겨 앉고 싶어서 주어진 task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집중력이 약한 아이들이 다른 부분에서 뛰어 날 수 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집중력은 영어공부에서 빠질 수가 없는 중요한 부분이니 미리 신경써서 연습해야 하는 것이 맞다. 집중력은 어릴 때 여러 활동을 통해 (악기배우기, 운동하기 등등) 키워 주고 연습할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 아직 연령이 어리다면 시도해 보는 것도 앞으로 학습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미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경우라면 연습을 통해 집중력도 영어실력도 키울 수 있으니 작은 시도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