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필(Black Feel)

시즌 1 - 각성(Awakening)

by 이용주

14화: 진실


밤 10시. Emotion Bank Tower 150층.

강민서의 아버지.

모든 이들이 그를 바라봤다.

강윤서는 마치 유령을 본 것처럼 창백해졌다.

“민우... 당신이 살아있을 리가...”

강민우가 천천히 다가왔다.

“윤서. 오랜만이야.”


10년 전, 감정은행 연구실.

젊은 강민우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E.E.S 시스템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수석 연구원.

45세, 천재적인 신경과학자였다.

“민우, 이 기술로 우리는 인류를 구원할 수 있어.”

리처드 리 박사가 말했다.

“PTSD, 우울증, 공황장애... 모든 감정적 고통을 치료할 수 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민우는 알게 되었다.

그들의 기술이 악용되고 있다는 것을.

정부와 기업들이 감정을 조작하려 한다는 것을.

“프로젝트 제로... 이건 치료가 아니야. 조종이야.”

8년 전, 그는 이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당신이 사라져야 해요. 민우.”

아내 윤서가 말했다.

“프로젝트를 막으려 하면 당신도, 민서도 위험해져요.”

가짜 죽음을 연출한 윤서.

민우는 숨어 지내야 했다.

딸을 볼 수도, 아내를 도울 수도 없었다.

그리고 민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내가 막았어야 했는데...”

그는 김중석 노인과 함께 은밀한 저항을 시작했다.

레오조차 모르게.


부부의 대면.

“당신이 날 버렸잖아!”

강윤서가 소리쳤다.

“민서를 버렸잖아! 우리가 가장 힘들 때 도망쳤잖아!”

“보호하려 했어.”

민우가 조용히 말했다.

“너와 민서를 보호하려 했어. 하지만...

내가 너를 괴물로 만들었구나.”

“괴물?”

윤서가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에는 눈물이 섞여 있었다.

“민서가 죽은 후로... 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아무것도.”

“프로젝트 제로만이... 프로젝트 제로만이 내게 의미를 줬어.”

민우가 다가갔다.

“민서는 이걸 원하지 않을 거야.”

윤서의 다리에 힘이 빠졌다.

8년 만에 처음으로.

그녀가 울기 시작했다.

“민서야... 미안해... 엄마가.”


중앙제어실

눈물을 흘리며, 윤서는 제어실 문을 열었다.

생체 인증.

비밀번호 입력.

망막 스캔.

거대한 문이 열렸다.

안에는 압도적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수백 개의 서버랙.

무수한 모니터들.

그리고 중앙에 거대한 카운트다운.


밤 10시 10분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50분


은별이 즉시 터미널로 달려갔다.

“시스템을 해킹해서 중단시킬게요!”

그녀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날았다.

하지만 화면에 경고 메시지가 떴다.

“수동 무력화 코드가 필요해요!”

은별이 외쳤다.

“리처드 리 박사나 강윤서 이사만 알고 있는 코드예요!”

지오가 강윤서를 바라봤다.

“코드를 알려주세요.”

“리처드 리는 이미 죽었어.”

윤서가 말했다.

“나만이 코드를 알아.”

“그럼 말해줘.”

민우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윤서가 망설였다.

그리고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코드는...”

그 순간.

삐-이-이-이_!

긴급 경보음이 울렸다.

제어실 문이 자동으로 잠겼다.

그들은 갇혔다.

그리고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실망이야, 강 이사.”


진짜 적의 정체.


“국가정보원 차관 박성호다.”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렸다.

모든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

“강윤서... 당신은 그저 꼭두각시였어.”

“뭐라고?”

윤서가 마이크를 향해 소리쳤다.

“프로젝트 제로는 처음부터 치료가 목적이 아니었어.”

“완벽한 시민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지.”

“저항심도 없고, 의심하지 않고, 정부에 순종하는 시민들.”

레오가 총을 뽑았지만 소용없었다.

박성호는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말이야, 이 제어실을 파괴해도 소용없어.”

“전국에 백업 시설이 5곳 있거든.”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그리고 서울 지하.”

“11시, 프로젝트 제로는 전국 단위로 가동될 거야.

서울만이 아니라!”

절망이 그들을 엄습했다.

5곳을 동시에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순간, 지오가 일어났다.

“우리는 5곳을 다 막을 수 없어요.”

모두가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전 국민에게 이걸 폭로할 수는 있어요.

지금 당장. 생방송으로.”

“무슨 뜻이에요?”

은별이 물었다.

“여기서 방송하는 거예요.

박성호의 얼굴을. 모든 것을.”

지오가 제어실의 통신 시스템을 가리켰다.

“시스템이 가동되더라도,

사람들은 누가 적인지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싸울 거예요.”


강윤서의 선택.

모든 진실을 들은 윤서는 깨달았다.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것을.

“나는... 나는 이 모든 걸... 무엇을 위해...”

민우가 그녀를 안았다.

“아직 늦지 않았어. 바로잡을 수 있어.”

윤서가 결심했다.

카메라 앞에 섰다.

“제 이름은 강윤서, Emotion Bank Tower 이사입니다.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밤 10시 35분.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25분.

전국 생방송


윤서의 고백이 전국에 생중계되기 시작했다.

“박성호 차관이 모든 것의 배후입니다.”

“프로젝트 제로는 국민을 조종하기 위해 계획되었습니다.”

“그리고 무력화 코드는...”

그 순간


탕!

총성


총성이 울렸다.

창문 밖에서 날아온 총알.

윤서가 쓰러졌다.

가슴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스피커에서 박성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회를 줬는데, 강.


죽어가는 윤서

“윤서”

민우가 달려갔다.

윤서가 민우의 품에서 숨을 거칠게 쉬면서...

“민우... 미안해...”

“코드는... 코드는...”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피가 계속 흘렀다.

“말해! 코드를”

지오가 절망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윤서의 눈이 감겼다.

코드를 말하기도 전에.


밤 10시 35분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25분

코드: 불명.


다음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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