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필(Black Feel)

시즌 1 - 각성(Awakening)

by 이용주

15화: 10분


밤 10시 35분. Emotion Bank Tower 150층 중앙제어실.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25분


강윤서의 마지막

바닥에 피가 번져갔다.

강윤서가 민우의 품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윤서! 정신 차려!”

민우가 그녀의 상처를 압박했지만 피는 멈추지 않았다.

“코드는... 코드는...”

윤서가 간신히 말했다.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자신의 피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20450523

“2045년 5월 23일? 이게 뭐야?”

민우가 물었다.

“민서의... 생일...”

윤서의 마지막 속삭임이었다.

그녀의 눈이 감겼다.

손이 축 늘어졌다.

“윤서... 윤서야...”

민우가 오열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은별이 즉시 터미널로 달려갔다.

“코드를 입력해 볼게요!”

그녀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날았다.

20450523

MANUAL OVERRIDE INITIATED

CODE: 20450523

AUTHORIZATION: KANG YOON-SEO

DUAL AUTHORIZATION REQUIRED

DR. RICHARD LEE’S CODE

NEEDED

“안돼! 이중 인증이 필요해요!”

은별이 절망했다.

“리처드 리 박사의 코드도 있어야 해요!

그런데 리 박사는 죽었어요!”

그 순간 레오가 소리쳤다.

“잠깐! 노인... 김중석 노인이 리 박사의 동료였어!”

지오가 급히 전화를 걸었다.

“노인님! 코드를 아세요? 리처드 리의 개인 코드요!”

“코드? 나는... 리의 개인 코드는 몰라...”

전화 너머로 노인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

“생각해 보세요! 뭐든 좋으니까!

20분밖에 안 남았어요!”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20분


전국 동시 작전

박성호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전국 5곳의 백업 시설에서 프로젝트 제로가 가동될 것이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그리고 서울 지하 시설.”

저항군이 분산되었다.

부산: 노감이 이끄는 200명의 활동가들이 향했다.

대구: 대학생들이 담당했다.

광주: 노동조합원들이 담당했다.

대전: 언론인들이 담당했다.

서울 지하: 지오 팀이 찾아야 했다.


밤 10시 45분.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15분


시간과의 경쟁

부산시설:

노감이 이끄는 팀이 진입했지만

무장 경비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어!”

“너무 많아! 뚫고 들어갈 수 없어!”

대구 시설:

대학생들이 서버실에 도달했지만

시스템을 어떻게 중단시키는지 몰랐다.

“이걸 어떻게 꺼야 하는 거야?”

“아무거나 뽑아볼까?”

“잘못하면 더 큰 일 나!”

광주 시설:

노동조합원들이 성공적으로 서버들을 파괴했다!

“해머로 때려 부수어!”

“다 부숴!”


첫 번째 성공!

대전 시설:

언론인들이 실황 생중계를 하며 습격했지만

시스템이 강력하게 암호화되어 있었다.

“생방송 중입니다! 우리는 지금 대전 지하 시설에...”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요!”

서울:

지오 팀은 여전히 비밀 시설을 찾고 있었다.

“어디에 있는 거야?”

“지하철 노선을 따라 찾아봐!”


노인의 기억

안전가옥에서 김중석 노인이 필사적으로 기억을 되짚고 있었다.

40년 전, 리처드 리와 함께 연구하던 시절.

“리가 뭐라고 했더라...”

노인이 중얼거렸다.

“내 코드는 인류가 길을 잃은 날이야...”

갑자기 노인의 눈이 번쩍 떠졌다.

“체르노빌! 체르노빌 사고!”

1994년 4월 26일!

노인이 급히 지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코드를 시도해 봐! 19940426!”

밤 10시 55분.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5분

지오 팀이 드디어 서울 비밀 시설을 찾았다.

강남 지하, 지하철 정비소로 위장된 곳.

“여기다!”

그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은별이 터미널로 달려갔다.

두 코드를 모두 입력했다.


PROGRESS: 0%... 10%... 20%...

“너무 느려!”

지오가 초조해했다.

“시간에 맞출 수 있을까?”


밤 10시 58분.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2분

전국상황

부산: 실패.

경비들이 활동가들을 막았다. 시스템 가동 중.

대구: 실패. 학생들이 체포되었다. 시스템 가동 중.

광주: 성공! 시스템 완전 파괴!

대전: 부분 성공. 시스템 손상됐지만 여전히 작동 중.

서울:

75%... 80%... 85%...

박성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울을 막는다 해도 전국의 60%는 여전히 영향을 받을 것이다.”

“60%라도 100%보다 낫습니다!”

지오가 외쳤다.


밤 10시 59분.


프로젝트 제로 가동까지: 1분

PROGRESS: 92%... 95%... 98%...


모든 이들이 화면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99%...

시계가 째깍거렸다.

10:59:50... 10:59:55... 10:59:58...

밤 11시. 제로 아워.

100%!

하지만 동시에...


여파

지오 팀은 지쳤지만 서울이 안전해서 안도했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어.”

레오가 말했다.

“750만 명이 여전히 조종당하고 있어.”

은별이 뉴스를 모니터링했다.

“부산, 대구, 대전 사람들... 모두 너무 평온해요.

너무 평온해.”

생중계 화면에는 사람들이 평범하게 걸어 다니는 모습이 나왔다.

평화롭게 미소 짓고, 분노도 없고, 두려움도 없고, 저항도 없었다.

박성호의 방송이 들렸다.

“1단계 완료. 서울은 차질이 있었지만

750만 명의 완벽한 시민을 확보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지오가 동료들을 바라봤다.

레오, 은별, 민우, 전화 너머의 노인, 모든 저항군들.

“우리는 1천만 명을 구했어요. 하지만 750만 명을 잃었어요.”

민우가 윤서의 시신을 안고 있었다.

“그녀는 이걸 막으려고 죽었어.”

“그럼 그녀의 죽음을 헛되게 할 수 없어요.”

지오가 여전히 작동 중인 카메라를 향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 한 번의 전투에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750만 명은 우리의 가족이고, 친구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구할 것입니다.”

“이것은 끝이 아닙니다. 이것은 시작입니다.”


대한민국 밤 11시 15분.

서울, 광주: 자유롭고 깨어있음.

부산, 대구 대전: 조종당하고 감정 조작됨.

박성호는 여전히 도주 중. 다음 단계를 계획 중.

저항군들: 전투로 지쳤지만 의지는 꺾이지 않음.

우리는 오늘 밤 하나를 배웠다. 감정은 싸울 가치가 있다.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반은 빛 속에, 반은 어둠 속에 있는 절반의 승리.

절반의 패배. 하지만 희망은 살아있다.


8개월 후...


다음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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