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필(Black Feel)

시즌 1 - 각성(Awakening)

by 이용주

23화: 내부자


체류 28시간 경과. 구출 시한까지 20시간 전.

지오는 이제 ‘내부자’였다.

리 박사는 약속대로 페이즈 3의 핵심 시스템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했다.

리 박사는 자연스럽게 연구실을 안내했다.

수천 개의 감정 재구축 프로필이 홀로그램으로 떠 있었다.

그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하고도 잔혹한 데이터베이스였다.

“이걸 보게. 우리는 감정을 ‘개선’하는 알고리즘을 완성했네.

불안은 신중함으로, 분노는 추진력으로 변환되지.”

지오는 감탄하는 척하며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고 있었다.

사라는 그의 곁에서 조용히 숨겨진 데이터 경로를 열어 주었다.


서울, 은별의 은신처.

지오가 보낸 암호화된 메시지가 도착했다.


재구축 연구소의 진실

“성공률 40%, 실패율 60%...

리 박사는 전 인류를 대상으로 대량 실험을 하려는 거야.”


레오가 주먹을 꽉 쥐었다.

강민우가 지도를 펼쳤다.

“두 팀으로 나눕시다. 구조팀과 파괴팀.”

레오의 제안에 모두가 동의했다. 동시 작전이 결정되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20시간뿐이야.

지오를 구출하고 동시에 페이즈 3을 막아야 해.”

지오는 리 박사와 함께 메인 연구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원천 감정’ 보관소가 있었다.

“이것들은 순수한 감정일세. 우리는 이걸 여과하고,

최적화하고, 고통을 제거하지.”

하지만 지오는 데이터 로그에서 끔찍한 사실을 발견했다.

재구축 과정은 원본 감정을 영구적으로 파괴했다.

“되돌릴 수 없군요.

한번 재구축하면,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어.”

“물론이지. 나비가 다시 애벌레가 될 수 없듯이...”

하지만 희망도 있었다.

모든 데이터는 중앙 AI 코어를 통해 흐르고 있었다.

그곳이 바로 이 거대한 시스템의 심장이자, 유일한 약점이었다.


저녁 식사. D-Day 전야.

지오는 리 박사의 연구팀과 만났다.

그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이곳에 있었다.

박 박사(신경과학): 리 박사의 비전을 맹신함.

이 박사(데이터): 불편해하지만 두려워서 남음.

야마모토 박사(프로그래머): 기술적 도전에만 관심.

싱 박사(윤리 자문): 깊은 갈등을 느끼고 있음.

싱 박사가 은밀히 지오에게 접근했다.

“저는 멈추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리 박사는 듣지 않아요.”

내부에 잠재적 아군이 더 있었다.


[GLOBAL INFRASTRUCTURE STATUS]

- ACTIVE FACILITIES: 200

- PARTICIPATING NATIONS: 50

REGISTERED VOLUNTEERS: 100,000,000+

LAUNCH COUNTDOWN: D-29


리 박사는 전 세계 네트워크를 보여주었다.

각 시설은 독립적이지만, 중앙 섬 시설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지오는 섬 시설만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 세계 네트워크를 동시에 붕괴시켜야 한다.

사라의 비밀

그날 밤. 사라는 제한된 기록실에서 지오를 만났다.

“이 순간을 위해 3년을 준비했어요.”

그녀는 코어 시스템에 심어둔 백도어 코드를 보여주었다.

“이걸 중앙 터미널에 입력하면, 전체 네트워크가 붕괴해요.

200개 시설 모두.”


폭풍전야. D-Day 8시간 전.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리 박사와 사라의 생체 인증이 동시에 필요했다.

“리 박사를 터미널로 유인해야 해요. 어떻게든 속여서.”

지오는 소영을 확인하러 갔다.

그녀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어 있었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조차 알아보지 못했다.

의료팀은 그녀를 진정시키고 ‘재조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실상 감정적 전두엽 절제술이었다.

“오늘 밤 움직여야 해. 내일이면 그녀는 사라져.”

지오가 사라에게 속삭였다.


서울팀 침투 계획

팀 알파(레오, 민지): 해상으로 접근하여 북쪽 입구 타격. 시선 유도.

팀 베타(은별, 민우): 민우가 아는 비밀 선착장으로 침투. 지오 확보.

작전 시간은 오늘 밤 8시. 거대한 폭풍이 예보되어 있었다.

레이더망이 무력화되는 6시간의 윈도가 그들의 유일한 기회였다.

“내일 자네의 재구축을 시작하겠네.”

저녁 식사 자리에서 리 박사가 통보했다.

“내일이요?”

“그래. 페이즈 3 론칭 전에 자네를 완벽하게 만들고 싶어.

자네가 우리의 대변인이 될 걸세.”

시간이 없었다. 오늘 밤, 반드시 끝내야 했다.


오후 7시 50분. 폭풍 도착.

거대한 폭풍이 섬을 강타했다.

시설은 경계 태세에 돌입했지만, 레이더는 먹통이 되었다

지오의 시계가 진동했다.

은별의 신호였다. “팀 알파 착륙 중.”

작전이 시작되었다.


오후 8시.

레오의 팀이 북쪽 입구를 폭파했다.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전투가 시작되었다.

리 박사는 격분하여 모든 보안 병력을 북쪽으로 집중시켰다.

그 사이,

은별 팀은 남쪽 비밀 선착장으로 조용히 미끄러져 들어왔다.

“비상사태! 코어 시스템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싱 박사가 리 박사에게 달려와 소리쳤다.

그의 연기는 완벽했다.

“뭐라고? 불가능해!”

“중앙 터미널을 확인해야 합니다. 당장요!”

리 박사는 의심스러워했지만,

시스템 오류라는 말에 이성을 잃고 싱 박사를 따라나섰다.

리 박사가 터미널 룸에 들어섰을 때, 지오와 사라는 이미 콘솔 앞에 서 있었다.


최후의 선택

사라가 백도어 코드를 활성화했다.

“지난 3시간 동안 모든 통제권을 이 섬으로 모았어요.

당신은 중앙집중화를 좋아했죠.

이제 우리가 그 중심을 파괴합니다.”

“날 배신했군.”

“당신이 인류를 배신한 겁니다.”

리 박사가 비상용 총을 꺼내 사라를 겨눴다.

“콘솔에서 물러나!”

“난 이미 죽었어요.

내 동생은 10년 전에 죽었고요. 이걸 끝내겠어요.”

그녀의 손가락이 [실행] 버튼 위에 놓였다.

그때, 천장이 무너져 내리며 레오 팀이 돌파해 들어왔다.

혼란의 순간, 리 박사의 시선이 분산되었다.

사라는 버튼을 눌렀다.


NETWORK SHUTDOWN INITIATED ALL FACILITIES OFFLINE IN 60 SECONDS


“안돼!!!”

탕!

리 박사가 방아쇠를 당겼다.

사라는 힘없이 쓰러졌다.

“사라!”

지오가 그녀를 받아 안았다.

피가 번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웃고 있었다.

“성공... 했나요?”

“네. 당신이 해냈어요.”

“다행이다... 동생에게 전해주세요... 미안하다고...”

그녀의 눈이 감겼다.

시스템 붕괴까지: 10초...9...8...

시설 전체가 굉음을 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은별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지오! 나가야 해!”

“자원자들을 대피시켜! 전부 다!”

지오는 사라의 시신을 안고 달렸다.

뒤에서 리 박사가 절규하고 있었다.

“너희가 모두를 파멸시켰어!”

카운트다운이 0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다음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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