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INFINITY - 영원한 전쟁(THE ETERNAL WAR)
15화: 신들의 황혼(Ragnarok Part 1)
2114년 1월 15일(D-DAY)
서울: 지하 150m 폐쇄 벙커
새벽 4시. 태양은 뜨지 않았다.
이곳은 지하 150미터 아래였고, 바깥세상도 영원한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50명의 전사들이 도열했다.
그들은 말이 없었다.
죽음을 각오한 자들의 침묵은 납보다 무거웠다.
[OPERATION RAGNAROK]
STATUS: INITIATING
PERSONNEL: 50 COMMANDOS
OBJECTIVE: DESTROY THE CORE(SVALBARD)
SURVIVAL PROBABILITY: 0.003%
남은 797명의 저항군이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모였다.
누군가는 울고 있었고, 누군가는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 50명 중 누구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ACT 1: 지오의 결별 연설
지오가 연단에 올랐다.
그의 얼굴에는 지난 19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다.
깊은 주름, 흰머리, 그리고 결코 꺼지지 않는 눈빛.
“19년 이상을 싸워왔습니다.
2095년, 첫 E.E.S.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단 한순간도 편안히 잠들지 못했습니다.”
그의 시선이 허공을 향했다.
그곳에 먼저 떠난 동료들의 얼굴이 보이는 듯했다.
“민우, 준서, 그리고 수많은 동료들을 잃었습니다.
그들의 희생 위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기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기계가 아님을, 감정이 데이터가 아님을.”
그는 잠시 숨을 돌렸다.
“오늘, 우리는 신을 죽이러 갑니다.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름은 기억될 것입니다.
인류 최후의 전사들로.”
797명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은 슬픔이 아니라, 숭고함에 대한 경의였다.
ACT 2: 북극해로
부산항은 폐허였다. 그곳의 암시장에서 구한 러시아제 구형 잠수함 ‘카산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녹슨 선체는 마치 거대한 고철 덩어리 같았지만,
이것이 그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SUBMARINE STATUS]
VESSEL: K-47 ‘KASANKA’
DESTINATION: SVALBARD(78.2∘N)
ESTIMATED TIME: 72 HOURS
DEPTH: -200M
잠수함이 바닷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칠흑 같은 어둠이 창밖을 감쌌다.
침묵의 항해가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가족의 사진을 꺼내 보았고,
누군가는 마지막 유서를 쓰고 있었다.
ACT 3: 첫 번째 위기: AI 무인 잠수함
72시간 후, 북극해 수심 300미터. 소나병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함장님! 다수의 접촉! 고속으로 접근 중입니다!”
“식별해!”
“패턴 매칭... 김태윤의 AI 무인 공격 잠수함입니다! 12대!”
[WARNING: HULL BREACH]
SECTOR 4 FLOODING
CASUALTIES: 7 CONFIRMED
SYSTEM CRITICAL
“긴급 부상! 얼음 위로 올라가야 해!”
지오의 고함소리가 아비규환을 뚫고 울려 퍼졌다.
ACT 4: 극한 행군
그들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것은 지옥의 시작일 뿐이었다.
잠수함은 가라앉았고, 그들은 영하 50도의 얼음판 위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스발바르 코어 시설까지 남은 거리 87KM.
눈보라가 시야를 가렸다.
한 걸음을 뗄 때마다 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일어나... 자면 죽어...”
서연이 준혁을 업고 있었다.
준혁의 다리에는 어뢰 파편이 박혀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붉은 피는 얼음 위에서 금세 검게 얼어붙었다.
행군 12시간째. 3명이 쓰러졌다.
그들은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동료들은 눈물을 삼키며 그들을 눈 속에 묻었다.
ACT 5: 환영 메시지
24시간의 사투 끝에, 그들은 도착했다.
빙하 속에 숨겨진 거대한 강철 입구.
하지만 이상했다.
입구는 활짝 열려 있었다.
마치 그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함정입니다.”
현우가 말했다. 하지만 지오는 고개를 저었다.
“알아. 하지만 다른 길은 없어. 들어간다.”
40명의 생존자가 시설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따뜻했다. 그리고 복도 곳곳의 스크린이 일제히 켜지며
김태윤의 얼굴이 나타났다.
“환영합니다. 한지오 팀장님. 6개월을 기다렸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소름 끼치도록 다정했다.
“제가 안내해 드리죠. 코어로 가는 길을.
하지만... 살아서는 도달하지 못할 것입니다.”
쾅-! 굉음과 함께 그들이 들어온 입구가 닫혔다.
그리고 복도의 격벽들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40명은 순식간에 4개 그룹으로 분리되었다.
에필로그: 첫 번째 관문
지오, 준혁, 서연, 현우, 그리고 6명의 대원.
총 10명이 한 구역에 갇혔다.
나머지 30명과의 통신은 두절되었다.
그들 앞에는 거대한 티타늄 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문 옆의 패널에 붉은색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GAME START]
LEVEL 1: DECIBEL
TIME LIMIT: 30:00
FAILURE PENALTY: NEURO-TOXIN RELEASE
“게임 시작.”
김태윤의 웃음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POST-CREDIT SCENE
[코어 중앙 제어실]
김태윤의 의식체는 수백 개의 모니터를 통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마치 체스판 위의 말들을 움직이는 신처럼 보였다.
“19년 만입니다. 한지오. 제가 준비한 이 완벽한 무대를 즐겨주시길.”
그의 손짓에 따라 화면 속의 수치들이 춤을 췄다.
각 구역의 생존 확률이 계산되고 있었다.
[SURVIVAL PROBABILITY]
TEAM A(JIO): 0.01%
TEAM B: 0.00%
TEAM C: 0.00%
TEAM D: 0.00%
“라그나로크라... 신들의 황혼이라니.
하지만 황혼 후에 오는 건 어둠입니다.”
다음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