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 선서

이방인의 삶, 꿈을 향한 여정과 새로운 시작

미국에 입성한 지 6년 만에, 우리는 어렵게 영주권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 길은 절대 쉽지 않았고 고난과 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흔히들 미국에 오래 머물면 자연스럽게 영주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미국의 영주권 제도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까다롭고,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것이 아니었다.

힘겹게 얻어낸 영주권은 단순한 신분이 아니라, 이민자들에게는 별처럼 빛나는 소중한 자격이었다. 그 과정이 고통스럽기에 더욱 값지게 느껴졌고, 이민자의 삶이란 긴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임을 실감했다.

먼저 영주권을 보증해 줄 스폰서를 찾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었다. 그러나 스폰서를 만난다 해도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긴 시간 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데, 갑과 을의 관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불이익과 갑질이 따라오곤 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고통스러운 순간도 많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버티고 인내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그렇게 긴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조차 끝이 아니었다. 미국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추가로 5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 긴 세월 동안 우리는 치열하게 살아갔다. 이 땅에 정착하기 위해 몸부림쳤고, 그 과정에서 미국 사회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했다. 흘린 눈물과 땀방울의 가치는 가볍지 않았다. 젊음을 바쳐 이룬 결과였기에, 영주권이 그토록 소중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미국 시민이 되기 위해, 1년 전부터 시민권 시험을 준비하며 미국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초대 대통령부터 시작된 짧지만, 강렬한 역사를 배우면서, 이 거대한 나라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다. 한때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시민권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한 신분 변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선택한 길이었고, 가족을 위한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었다. 시민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남들보다 빠른 길을 걸었지만, 현실의 무게는 두 배, 세 배로 다가왔다.

그렇게 마침내 나는 판사 앞에서 선서하며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영주권을 반납하고 시민권을 받는 순간, 기쁨보다는 묘한 서운함이 밀려왔다. 오랜 시간 간직했던 영주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때는 시민권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스쳤지만, 결국 내 선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시민권을 손에 쥐고 기념사진을 찍을 때, 다른 나라 출신의 이민자 가족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축하해 주었다. 그들에게는 축제와도 같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나는 조용히 법원을 빠져나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나는 이제 미국 시민이 되었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동양인이었다. 그 사실이 나를 완전한 기쁨 속으로 빠져들게 하지는 못했다.

그날 이후로도 10년이 흘렀다. 그러나 새 땅에서의 삶은 여전히 가족을 위한 것이었고, 모든 계획과 꿈은 두 아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민자의 삶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지만, 한 걸음씩 차곡차곡 쌓아가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인생이라는 열차는 여전히 달리고 있었고, 우리는 그 안에서 묵묵히 우리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