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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습자 Aug 30. 2024

자기계발서의 주장과 모던보이의 낙관

왜구구단은

자기계발서의 세부적인 주장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저에 흐르는 메시지는 한쪽으로 귀결된다.

'행동해라. 바라만 보지 말고 행동해라. 아니꼬우면 당신도 행동해라. 당신도 행동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가 담긴 글을 읽으니 세 권의 책이 떠오른다.


김웅 작가의 검사내전 중 산도박장 박 여사의 삼등열차라는 에피소드에서 한 부분을 옮겨본다.

상습도박범 엄마가 잡혀오고, 딸이 검찰에 찾아와 엄마와 대화를 나누고, 끝에 가서는 둘이 부둥켜 우는 장면을 묘사한 후 등장하는 글이다.


'가족을 생각하라'거나, '당신은 귀한 사람인데 이런 사소한 일탈로 감방까지 가는 것은 너무 억울한 일 아닌가', '지금 참고 견디면 내일이 밝을 것이다' 같은 말들은 우리가 피의자들을 설득할 때 흔히 써먹는 표현들이다. 한때 그렇게 설득하는 것이 예의이자 친절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나는 선량했고, 계몽주의자였으며, 합리와 논리를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말들을 뱉을 수 있는 것은 극한 상황을 겪어보지 않고 늘 여유롭게 살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던보이의 낙관은 풍요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모던보이는 미래를 위해 지금을 견디라는 말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현실을 잊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현실을 잊고 싶어 하게 하는 원인이 바로 그 현실과 현실의 연장에 불과한 미래라는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과연 도박이 이들의 현실을 망친 것인지, 아니면 폭력적인, 혹은 경제적인 사회 구조로부터 어쩔 수 없이 밀려난 결과가 도박장인 것인지 생각할 경륜을 가지지 못했다.


이기호 작가의 연작소설 눈감지 마라 생각난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한 일간지에 연재한 소설을 엮은 책이다. 룸메이트인 지방대학 출신 가난한 청년 둘이 살아가는 현실을 그리고 있다.


독서 에세이에서  보아서 제목만 알고 있던  책 가운데 힐빌리의 노래가 있었다. 최근 이 책의 작가가 미국 공화당 통령 후보가 됐단 소식을 듣고 나서야 읽어 보았다.

이 책은 백인 하층민이 집단을 이룬 마을(힐빌리)에서 자란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작가가 굳건할 수 있었던 건 할머니를 비롯한 보고 배울만 한 어른이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크게 두 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전반부에 힐빌리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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