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독을 읽고(요즘과는 다른 여행기)
속지에 써놓는 대신
박완서 작가가 1990년대 초에 티베트와 네팔을 여행한 이야기다. 지금은 전 세계 어느 구석이든 구글지도에서 클릭만으로 방문기를 읽을 수 있다. 그때와 요즘 여행기에 담긴 함의는 다르다. 최강록식으로 말하자면 요즘 여행기는 "검색기록을 곁들인 어디 어디 여행기"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양가 어른들의 허락을 구해 우리 세 식구끼리 국내 여행을 한다. 이 여행기록을 남길 때 참고할까 싶어 고른 책이다. 사진도 많고, 작가의 물 흐르듯 말하는 글솜씨에 술술 읽어 나갔다. 기억에 남는 문장을 옮겨 본다.
어딜 가든 방문객은 그 주인 마음에 들어야 신상이 편해지듯이 우리도 이 땅에서는 이 땅의 실질적인 권력자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는 게 순서일 듯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