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과 화살. 그리고 7세 고시.
이희주 <최애의 아이>*에서 주인공도, 정치인도 모두 목적에 눈이 멀어 버렸다. 우리나라 양궁이 S급 실력인 이유를 떠올려봤다.
과학적·체계적 훈련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결이다. 파리의 레쟁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짓고 현지 적응력을 높여왔다. 파리 센강의 바람을 고려한 여주 남한강에서의 바람 적응 훈련, 관객 환호성과 안내 방송 등을 고려한 소음 훈련까지 했을 정도다. 선수와 지도자가 바뀌어도 훈련 방식과 비법이 연속적으로 관리되는 방식도 경쟁력이다. - 매일경제 [필동정담] "신궁 코리아의 비결" 중에서 -
최근 '7세 고시' 영향으로 교육과 뇌분야의 전문가들이 유튜브에 많이 나온다. '7세 고시'의 배경을 교육 평론가 이범은 이렇게 설명한다.
입학사정관제,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되고 수행평가의 비중이 커지면서 사교육 쪽에서는 할 것이 많아졌다고 마케팅을 하기 시작함. '할 게 많아졌으니까 일찍 시작하세요' 마케팅. 영어부터 먼저 끝내자는 논리. 이렇게 할 수 있는 학생은 별로 없지만 성공 사례만 보이는 경향이 있음. - <대한민국은 어쩌다 사교육 지옥이 되었나(언더스탠딩 이범)> 요약(네이버 블로거 chanstory)중에서 -
그런데 왜 하필 '7세 고시' 문제가 영어나 수학일까? 아마 "AI"때문일 것이다. 얘한테 영어로 질문을 해야 더 좋은 답을 얻을 수 있고, AI의 기반은 수학이라고 전문가들이 그랬으니까.
이어진 언더스탠딩의 <선행학습 미리하면 아이 뇌 망가집니다>라는 썸네일 영상에서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는 '7세 고시'에 대해 "선을 넘었다"라는 표현을 썼다.
양궁의 점수는 과녁 가운데 모인 화살로 결정이 난다. 그렇다고 해서 화살에 어떤 - 엄청 작아 화살에 붙어 원격으로 동력을 조절할 수도 있는 - 장치를 더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 눈, 나를 화살 위에 태워버리면? 양궁 선수는 사람인데, 화살은 사람이 아니다.
* <최애의 아이>는 '아이돌을 향한 팬 사랑'이라는 그간의 주제에 '국가의 인구 정책'이라는 새로운 문제의식이 도입된 소설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이돌의 정자인줄 알고 임신했는데 알고 보니 그 정자가 정치인의 것이었다는 결말이 갑작스러운 반전처럼 읽힐지도 모른다. - 문학평론가 인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