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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연은

by 복습자

나와 그의 인연을 생각해 보자. 먼저 인간으로 태어날 확률부터 따져보자. 불교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날 확률을 '맹구우목'으로 설명한다. 바닷속에 사는 눈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 물 위로 떠 오를 때, 바다에 떠다니는 널빤지에 생긴 작은 구으로 거북이의 목이 들어가는 경우를 이른다.


<범망경>에서는 좋은 인연의 근거를 '겁'에서 찾는다. 천 겁에서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고, 이천 겁에 길동무가 되며, 삼천 겁에 하룻밤을 한 집에서 자고, 사천 겁에 한 민족으로 태어난다. 오천 겁의 시간으로 한 동네에 태어나며, 칠천 겁에 부부가 되고, 팔천 겁에 부모와 자식의 관계, 만 겁에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된다. 겁은 약 15km나 되는 큰 돌을 100년마다 한 번씩 천으로 닦아 돌이 사라지는 시간이라고. 힌두교에서는 구체적인 숫자로 한 겁을 43억 2,000만 년으로 여긴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기혼의 공통된 의견이 있다. '그 시기에 그 사람이 거기 있었던 것뿐이야'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벨트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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