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무게

by 복습자

개미라면 더듬이를 맞대고, 개라면 서로 냄새를 맡고, 새라면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서로를 확인하고 판정할 것이다. 인간은 애초에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키스를 했어도 잠자리를 했어도 알 수 없는 부분은 남는다. 말을 써서 생각하고 말을 써서 뜻을 전하게 되면서, 다시 말해 인간이 인간이라는 유별난 생물이 된 이래로, 전달될 게 전달되지 않게 됐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 말은 머릿속에서 멋대로 이야기를 지어내고 터무니없는 것을 상상하게 하고, 엉뚱한 해석을 하게 한다. - 마쓰이에 마사시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번역 권영주)> 중에서 -


"금요일이 아니어서 행운이야." 남자가 말을 꺼냈다.

"왜? 행운 같은 것 믿어?"

"금요일에는 6펜스를 내야 하거든."

"6펜스가 뭐가 대단하다고? 이게 6펜스 가치도 안돼?"

"'이게'라니, 도대체 '이게'가 무슨 뜻인데?"

"아, 뭐든 말이야. 내 말은······ 에이, 무슨 뜻인지 알면서."

(중략)

낱말들에 달려있는 날개는 의미의 무거운 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낱말들을 멀리 싣고 날아가기에 걸맞지 않았고, - 버지니아 울프 <큐 가든(번역 김영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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