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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 이야기* 확장판

by 복습자

*'내가 간호조무사로 일할 때 본 건데. 한 번은 자살한 젊은 여자가 병원에 실려온 적이 있어. 하얗고, 누가 보아도 엄청 예쁜 스타일이었는데 한 시간 간격으로 4명의 남자가 둘은 남자친구라며, 다른 둘은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이 여자를 찾아왔더라고' 그런데 그런 사람, 정말로 있다.


1. 연애의 본질 중 하나는 '즐거움'이 아닐까. 개인에 따라 그 즐거움의 비중은 다르겠지만 정서적 안정감, 감성적 취향이 포함될 것이다.(중략)


늦은 밤 동네에서 다투는 커플을 포면서 이런 생각에 이르렀다. 연애의 즐거움과 기대감이 상대에게서 하나둘 떠나가면 자연스럽게 다른 '즐거운 곳'으로 마음을 돌리게 된다는 것. 즐거움이 사라지면 연애는 끝이다! 이건 연애의 핵심일지도 모른다.(중략)


연애에는 (결혼과 달리) 정해진 규칙이 없다. 어떤 경우에 연애를 지속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규칙이 없다.


즐거움이라는 본질이 사라지면 경기장을 떠나면 된다. 즐거움이 사라져 떠나는데 '의무'라는 조건이 필요할까. 아니다. 연애의 세계엔 사랑만 있지 의무는 없다. 의무 대신 최소한의 '예절' 아닐까. - 이기진 <연애의 실험> 중에서 -


2. 도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마음으로 넘어온 베푸는 행위에 대해 생각한다. 김수민 <이 고독은 축복이 될 수 있을까> 중에서 -


3. 우리가 하는 김춘추 <꽃>의 유명 시구는 이렇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우리가 놓치는 다음 구절은 이렇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4. 그렇다. 서로 불러주는 이름은 알맞아야 한다. 연인으로서, 이름만이 전부가 아니라. 서로가 정의하고 있는 연인이란 날개를 상대의 이름이라는 몸체에 붙인다. 예의나 도리의 속성 없는 날개론 날 못한다.


5. 그런 사람 셋을 안다. 둘은 전자의 시구만을 알고, 다른 한 명 다음 구절도 안다. 여전히 인연으로 남아 있는 사람은 이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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