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표시해 둔 문장을 다시 읽어봤다. 읽으면서는 연예계의 좁은 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이 떠올랐는데 지금은 성공한 연예인이 가족과 함께 - 나쁘게, 좋게 - 뉴스가 된 경우를 회상해 봤다.
가족을 미친 서울 집값을 감당하기 위해 모여 사는 타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라와 달리, 사야는 가족을 정말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가족의 돈도 자기돈. '훔쳤다'는 말은 결코 성립하지 않았다. 이 논지를 반박할 수도 없었다. 사야의 말이 꾀를 부리기 위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11쪽 -
엄마가 사야에게 약하듯 사라도 엄마한텐 약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속고 또 속는 그 여자가 불쌍했다. (중략) 우리 큰딸 너무 불쌍해. 그러면서도 사야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당연하지. 인간에겐 오염되지도 섞이지도 않는 몇 가지 마음이 있다. 사야를 사랑함과 사라를 사랑함은 판막 너머 다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사라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 17쪽 -
성공한 연예인으로 오랫동안 지내왔음에도 가족의 도둑질로 본인 명의로 쌓인 돈이 없었다는 소식이 들리는 한편, 가족과 같이 즐겁게 여행을 하고, 술 잔도 기울이는 예능도 만난다.
인간에겐 오염되지도 섞이지도 않는 몇 가지 마음이 있다는 말은 이 소설 속 엄마에게만 해당되고,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