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 후반에 <서른즈음>에를 종종 들으며, 나의 서른은 어떠려나 생각해 봤었다. (앞에 적은 <스물 하나 스물 다섯>은 최근에 찾아 듣게 되어서 그렇진 않았지만, 맥락이 같은 곡이라 적어 봤다.) 스물아홉 살부터 시작한 직장생활과 연애로 어, 어. 하면서 서른은 지나갔다. 마흔을 지나며 비슷한 노래를 떠올려 본다. <낭만에 대하여>는 최백호가 당시 47세 때 발표한 곡으로 마흔즈음 보다는 쉰즈음에 가깝다.
박연준 작가의 산문집들을 읽어나가고 있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에서 장석주 시인은 '마흔즈음'을 이렇게 정의했다.
피터 김은 막 마흔 줄로 들어선 사람이다. 마흔이란 젊음의 격류와 그 젊음을 감싸던 눈부신 광휘가 서서히 사라질 때다. 그렇지만 아직은 늙음의 치욕을 모를 나이다.
앞 문장도, 뒤 문장도 동등하게 무겁다.
===========================
누가 봐도 공무원, 유부남, 애기아빠 등등 그리고 더 세세히 이러저러한 지금 나의 생활상.
내가 그렸던 상과 멀어질 만큼 멀어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