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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누 Jul 05. 2024

1년만입니다.

다시 쓰기 시작합니다. 


브런치에서는 작가가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으면 알람을 보냅니다.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느라 정신 없었는데 엊그제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 "시"를 보고 다시 글쓰고 싶은 욕구가 생기더군요. 마침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들이 쌓여가던 참이라 다시 쓰기 좋은 시점인 것 같습니다. 


지난 2년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영감을 줄 수 있는 메시지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종종 올리겠습니다. 짤막한 글도 좋고, 독후감이나, 시, 생각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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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생각은 (2024)


어떤 생각은 하루를 머물고

어떤 생각은 몇 년을 있었지


대부분은 지나가는 바람이었지만

어떤 생각은 조용히 태풍이 되어

오랫동안 나를 흔들었지


그렇게 어떤 생각은 나의 성격이 되어

나는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내가 되었는데


내가 잘한 건

나 자신을 다그치지 않는 법을 배운 것

그래서 불안했던 날들의 그림자도,

짧았던 행복의 빛도

모두 내 안에 품을 수 있었어


어떤 생각은, 그렇게 바람을 지나 태풍이 되어

성격이되고 추억으로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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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없을 혼자가는 여행을 마치며 (2018)  



이륙 10분전 가까스로 비행기 탑승구를 지나 자리에 앉았다. 8일간의 여행끝에 다시 홍콩으로 돌아간다, 아마 한동안은 없을 혼자가는 여행이다. 

  

우리는 왜 여행을 갈까?  

모든 여행의 끝에는 시작했던 출발점이 있다. 우리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지만 완벽히 같은 지점에 착지하지 않는다. 분명 시작했던 장소 그대로인데 예전과는 조금 다른 자신이 되어서 돌아온 것이다. 이제는 같은 것을 봐도 연상되는 장소가 생기고, 생각나는 맛과 그리운 사람들이 생겼으며, 그렇게 우리는 조금 변한 스스로를 체감하게 된다.  


어느새 비행기는 이륙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변화는 착지에서 비롯되기에 떠나기 전이 설레듯 오늘 돌아가는 길도 설렌다.  

그래서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행을 가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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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과 튤립 (2014)


면도날로 튤립을 깎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창의성을 과시하기 위해

아름다움을 희생양으로 삼는 사람들이다.


파격적인 것은 항상 아름다운가?

어떤 행위 예술가들은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독특하게 잘려나간 꽃잎의 단면만 볼 줄 알고

꽃이 마음으로 흘린 피는 볼 줄 모른다.


새로 재해석되기 위해 기존의 아름다움을 죽여야 한다면

예술은 참으로 잔인하다. 나는 피로 묻은 예술보다,

날 것의 아름다움을 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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