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일 작가, 공부하는 노동자
2017년에 출간된 이 책은, 명저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다.
단순한 지식서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서에 가깝기 때문이다.
챕터마다 곱씹을 구절이 많아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 리뷰는 그 멈춤에서 시작된다.
한동일 작가님은 ‘아지랑이’, ‘네뷸라(nebula)’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시는 것 같다.
그의 책과 인터뷰 곳곳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이 단어들은 공부의 본질을 상징한다.
"우리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아, 이글거리는 투명한 불꽃을 발견하라.
공부하고 살아간다는 건, 마음속의 아지랑이를 찾아보는 일이다."
작가는 단순한 수사를 넘어, 이 문장을 진심으로 말한다.
머리로만 하는 공부는 반짝 끝나지만,
몸이 기억하는 공부는 리듬이 되고, 패턴이 되고, 결국 삶이 된다.
지식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며 축적되는 것이다.
'노동’으로 지식을 쌓는다는 건
천천히, 반복 가능하게, 나만의 속도로 삶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라틴어 한 문장을 외우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은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어떤 지식을 쌓고 싶은가.
누구를 위해, 어떤 태도로 쌓는가.
그리고 그 지식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하지만 더 깊은 의문이 따라온다.
공부는 정말 우리를 바꾸는 걸까?
지식을 쌓아도 여전히 가벼운 이들이 있고,
책을 수십 권 읽어도 말투에 날이 선 사람도 있다.
지식은 말의 볼륨을 키울 뿐,
품격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오히려, 공부는 사람을 바꾸지 않는다.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공부를 선택하는 방식,
지식을 대하는 태도,
실패를 견디는 자세.
그 모든 과정이 나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나도 한때 토익 공부를 하며 착각에 빠졌다.
스펙을 쌓으면 더 나은 내가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결국 남은 건,
허망함과 텅 빈 통장이었다.
"나를 가장 드러나게 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그때 나는 무엇을 선택했는가?"
이 질문에 앞에서,
나는 다시 책장을 펼친다. 나만의 리듬을 찾기 위해.
오늘, 하루 10분이라도 좋으니
나만의 아지랑이를 찾아보는 공부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공부는 어떤 리듬을 만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