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전시

게임이 보여주는 사회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by 이방인

최근에 뜻밖의 재미있는 전시를 보게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4»였다. 이 전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친한 직장동료와 미술관에서 만나 포스터랑 전시 이름만 보고 입장권을 구매했다.


전시는 두 개의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중 소망사무국의 <모두의 소망>이라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간략하게 감상평을 남기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웹툰과 웹소설에서의 회빙환(회귀, 빙의, 환생) 장르의 유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웹툰을 상당히 많이 소비하는 사람으로서 해당 장르의 작품도 많이 보긴 하지만, 이러한 장르가 왜 꾸준히 인기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웹툰에서의 회귀, 빙의, 혹은 환생은 보통 평탄치 않은 주인공의 생이 억울하게 끝났을 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수단이 된다. 제2의 기회라고 볼 수 있는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주인공은 이전 생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접근하게 된다.


<모두의 소망>을 기획한 소망사무국은 왜 "무슨 수를 써서라도 현실에서 승리하기를 원하는가"라는 대한 질문을 던졌고, 결국은 사람들의 소망이 좌절되는 시대에 "사람들의 절박한 공상이 이러한 소재의 서사적 장치로 형상화"된 것이라 분석을 했다.


개인의 노력으로는 쉽게 바꾸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한 현대인들이 쉴 때 보는 콘텐츠들에 이러한 회빙환 장르가 유행하는 이유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성공, 타인과의 비교,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더 본인이 실패했다는 생각을 하기 십상인 것 같다.


KakaoTalk_Photo_2025-03-29-20-36-34.jpeg <모두의 소망> 채팅방


<모두의 소망> 프로젝트는 가상의 세계에서 여러 '게임 플레이어'들이 채팅방에 본인이 원하는 소망을 입력하면서 세계가 바뀌게 된다. 흔히 회빙환 장르에서 보는 것처럼 한 명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접속한 여러 명이 세계를 움직일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의 소망이 부딪히게 되는 상황도 나타난다. 소망사무국은 이 과정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이 가상의 세계의 비슷한 점을 부각한다.


KakaoTalk_Photo_2025-03-29-20-42-41.jpeg 전시관


전시관은 위 사진처럼 게임 화면이 있고 참가자들은 비치되어 있는 태블릿이나 핸드폰으로 접속하여 채팅방에 자신이 원하는 소망을 보낼 수 있다.


KakaoTalk_Photo_2025-03-29-20-42-09.jpeg <모두의 소망> 전시관


매 라운드는 10분 동안 진행되는데, 라운드마다 참가자들이 적어낸 소망이 정리되어 올라온다.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AI가 하는 것일 거라 예측된다. 위 사진을 보면 내용 전개가 상당히 재미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사소한 소망들도 있으나 그것으로 인해 세계의 질서가 무너지도록 설정되어 있는 게임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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