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빌리티 플랫폼인 '타다'와 관련된 이슈가 시끌시끌하다. 정상적으로 영업번호판을 부여받지 않고 승객을 태우는 불법 영업행위를 하는 타다의 퇴출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택시업계의 반발이 분신자살까지 이어질 정도로 거세지고 있고, 이에 타다의 창업자 이재웅 대표 측은 본 서비스는 택시가 아니라 렌터카(차만 빌릴 수 없는 렌터카) 서비스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현재까지는 검찰 및 국토부가 택시측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다.
사실 나는 공유경제니 뭐니 하는 개념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 아마 그 분야 종사자나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나와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아직까진 사람들 사이에서 정확하게 자리잡은 개념이 아니고, 제도적으로도 상용화나 안정화가 되지 않은 일종의 과도기이기 때문에 뭔가 바뀌곤 있나보다 하면서도 그 세부적인 개념과 제도, 방향 등에 대해선 모르는게 태반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다가 공유경제 모델의 성공사례인지, 아니면 변종 택시사업인지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데는 큰 관심이 없다.
물론 불법은 안된다고 본다. 아직까지 타다에 대한 확실한 판결은 내려지지 않았기에 좀 조심스런 부분이지만, 만약 타다가 불법 운행이라고 판결이 나면 그에 따른 제재를 받고 서비스 형태를 변경해야 할 것이다. 이는 법 체제가 완화되거나 모빌리티 시장 상황이 개선되어 새로운 법들이 제정됨에 따라 좀 더 확실한 테두리가 생기리라 생각한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았을 때, 택시 업계가 방치하고 있는 '형편없는 서비스 퀄리티'라는 치명적인 약점과 타다 불법여부 논쟁 간엔 별 관련이 없다.
타다 서비스가 2018년 출시 된 이후로 지금까지 한 열 번 정도 타본 것 같다. 거의 한달에 한 번 정도 타본 꼴인데,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그 열 번의 경험에서 받은 느낌은 '영리하다'는 것이었다. 처음 타게 된 계기도 사실 택시업계가 의도치 않게(?) 도와준 격이다. 회식 후 집에 가야하는데 도무지 택시들이 잡히질 않았다. 길가에선 승차거부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중이었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핸드폰으로 동영상 녹화를 하며 잡는데도 목적지를 들은 후 그냥 가버리는 택시들도 꽤 있었다. 추위에 지친 나는 기약없는 택시보단 타다 신규가입의 번거로움을 선택했다.
확실히 타다는 영리했다. 뻔한 멘트일지 몰라도, 설령 그게 숙지하고 이행해야만 하는 매뉴얼일지 몰라도 적어도 타고 있는 승객이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대접받는다'라고 느낄 수 있게끔 액션을 취했다. 급발진과 급정거, 칼치기 대신 정숙한 운전, 시끄러운 라디오 소리 대신 조용한 클래식, 담배에 쩌든 냄새 대신 좋은 향, 정치 철학에 대한 강요 대신 온도가 괜찮은지 확인하는 질문, 마치 기존 택시 서비스의 단점들을 꼬집어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어필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타다에 대한 나의 인상은 나쁘지 않게 자리잡았고, 그 후로도 중요한 사람을 태워보내거나 편하게 가고싶을 때 타다를 선택했다.
내가 생각하는 택시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택시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제한적인 정거장에만 정차하며 많은 사람들과 공간을 공유하는 지하철이나 버스와는 달리, 개인 공간에서 승객이 원하는 정확한 장소에 도달할 수 있는 편리함을 주는 데 있다. 그렇기에 일반 대중교통과는 가격적으로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택시는 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태만하고 불친절해왔다. 빈번한 승차거부는 제외하더라도 카드결제를 거부하거나 목적지가 골목 안쪽이면 승객에게 불평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심한 경우엔 여성 고객에게 선 넘는 발언도 적지 않다. 결코 모든 기사님들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허나 이게 택시에 대한 대중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며, 이는 천천히 누적되어 사람들에게 택시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단적인 예로 올해 초 한국경제에서 진행한 택시요금 인상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83%가 부정적 평가를 내렸는데, 택시 서비스 질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의 요금인상은 터무니없다는 이유였다.
이처럼 실상 타는 승객들의 요구와 건의사항은 택시 자체의 서비스 질 개선인데, 정작 택시업계는 이는 들리지 않고 경쟁 상대 견제 및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우버를 시작으로 해서 풀러스를 비롯한 카풀 서비스, 이후 큰 이슈가 되었던 카카오카풀, 그리고 지금의 타다와의 대립까지 - 택시업계는 항상 위협이 될 만한 존재면 갖은 방법을 통해 제거시키고 쓰러트려왔다. 그리고 이는 동족방뇨처럼 잠깐은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안정적이고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고 본다.
택시요금 몇백원에 예민해하는 승객들이 왜 굳이 1.2배, 많게는 1.5배 이상 비싼 타다를 타려고 하는지 택시업계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한다. 택시 업계의 내부 성찰과 서비스 개선이 없으면 결코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으며, 그 신뢰와 만족도가 기반이 되어있지 않으면 앞으로 제2, 제3의 타다, 카카오카풀과 같은 '밥그릇 뺏으러 온 나쁜놈'들이 생겨날 때마다 지금과 같은 치명적인 위협을 받을 것이고, 그 때마다 펼치는 '깎아내리기 식' 생존권 사수는 결국 언젠가는 한계가 있을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