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작가에게 무슨 이런 일이..

라이킷의 의미

by 애기타

올린 글의 조회 수가 20만이 넘었다. ‘아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나.’ 브런치 작가가 된 것도 불과 보름 전이다. 폭넓은 지식과 빼어난 문장으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작가도 아닌데 말이다. 다시 읽어봐도 그런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의 화제성이 있거나 문장이 빼어난 것도 아니다. 근무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겪는 일로 점차 사라져 가는 이웃과 ‘정’을 나눈 훈훈한 사례이기에 소개하고자 올린 글이었다. 조회 수 20만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 게시글의 평균 조회 건수가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 신인 작가에 대한 격려인지, 또 그런 배려가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20만이란 숫자에 그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브런치를 처음 들은 것은 일 년 전이다. 내 글이 전문성이 있거나 트렌디한 것도 아니기에 브런치 글로 적합할까 싶었다. 그러다 얼마 전, 브런치 작가인 아들과 문우의 권유에 따라 신청하였다. 신청 3일 후, 작가승인 문자를 받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음을 알았다. 브런치 작가 된 기념으로 몇 편의 글을 올렸고 지금까지 올린 글이 열아홉 편이다. 작가 서랍에도 비슷한 분량의 글이 있다. 수필집 한 권 발간해 보고자 그동안 써놓은 글을 작가 서랍에 옮겨 놓은 것이다.


20만 조회를 기록하기 며칠 전 올린 글이 최종 4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였다. 내심 매우 놀랐으나 전 국민 70%가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현실에서 한 번쯤 경험했을 층간소음에 관한 글이었다. 메인 창에 소개되어 주목을 받은 모양이다 했다. 며칠 후, 일터에서 겪은 일을 소개하고자 올린 글이 어느 순간 ‘라이킷’ 수가 쉴 새 없이 늘어나고, 수가 순식간에 만에서 이만, 삼만으로 순식간에 넘어감에 브런치 작가인 문우에게 물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가입 회원이 십이만 명인 업무 관련 카페에 올린 글 중 가장 많았던 조회 수가 2천이었다. 수가 5만이 넘어가자 ‘시스템에 무슨 오류가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브런치에서 가능한 일이며 더 올라갈 테니 지켜보라 문우의 얘기를 들었을 때 8만을 넘어섰다. 10만도 될 것 같다는 문우로부터 신인 작가의 글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새삼 그 위력의 대단함에 놀라며 또 조회 수가 얼마가 될지도 궁금했다.


그동안 몇 편의 글을 문예지에 실었고, 예정된 연재를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나 이런 반응은 언감생심이요, 상상조차 수 없는 일이다. 작가의 입장에게 그야말로 엄청난 동기부여이자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올린 글을 다시 읽었다. 나머지 글 18편의 조회 수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조회 수, 라이킷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와 요체가 무엇인지 찾아보려 함이었다. 이거다 할만한 게 보이지 않았다. 무엇 때문에 많은 조회 수와 ‘라이킷’을 받는지 내가 쓴 글임에도 선뜻 눈에 띄지 않았다. 글을 쓰게 된 동기부터 생각해 보다 혹시 이것 때문인가 하는 게 하나 있었다.


그랬다. 라이킷 한 이유라 짐작되는 것은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이웃과 정을 나누려 한 새댁의 마음에 대한 공감이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던 예전에도 우리는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았다. 새댁의 마음과 행동에서 그런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맞아, 그땐 그렇게 살았어.' 새댁 같은 마음은 나도 있으나 그럴만한 기회가 없었고, 이웃 또한 나에게 그렇게 다가온 적도 없었을 따름이다. 또, 사생활이 존중되고 개인정보가 엄중히 취급되고 있는 시대에 선의로 이웃과의 정을 나누는 일조차 조심스러워진 세상이 아닌가.


점차 사라지고 있으나 아직 우리 가슴속에 남아있는 정을 나누려 이웃의 문을 두드린 새댁의 따뜻한 마음과 행동에 대한 공감과 격려였다. 더구나, 아직 우리 가슴속에 그런 정이 살아있음을 일깨워준 주인공이 갓난아기 하나를 둔 젊은 새댁이기에 격려와 성원의 마음이 더 컸을 것이다. 예전에 당연시한 일이 특별한 일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우리의 일상에서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사는 일이 점점 보기 힘든 세상으로 변해간다. 새댁의 이야기에 라이킷을 하는 것은 아직 그런 마음이 내게 남아있음의 표현이리라. 그런 분들이 이렇게 많음에 글을 올린 입장에서도 흐뭇한 일이다.


그런 글을 쓰도록 하자. 누구보다 글을 잘 쓸 수 있는 능력도 역량도 욕심도 없다. 지식의 정도, 필력에서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뛰어난 작가가 어디 한둘이랴. 그들을 좇으려 하지 말고 일상에서 마주치는 새댁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쓰기로 하자. 나 또한 그들과 별반 다름없는 삶을 살며 같은 시대에 살고 있기에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나와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 했다. 오천 년을 이어 온 우리 민족에겐 다른 이들에겐 없는 '정'이 게 있다. 백의민족, 배달민족의 후손으로 우리 부모님이 그리했듯 따스 마음으로 이웃과 '정'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하자. 21만의 독자 또한 새댁과 같은 마음이기에 '라이킷' 했을 것이다.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정서를 일깨우고 그런 마음으로 이웃과 정을 나누려 한 젊은 새댁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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