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이 가져다준 4시간의 인슐린 분비
아침 7시 종각역 개찰구에서 카드를 찍고 나오면, 지하 일층은 빵냄새로 가득하다. 천 원부터 삼천 원에 이르는 어귀의 빵집이 이른 새벽 출근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장사하느라, 일곱 시부터 이미 뜨끈한 빵들이 고개를 들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 가장 기본적인 소보루빵.
보통은 식빵으로 그 가게의 진가를 결정한다는데, 나는 조금 다르다.
소보로에 붙어있는 후레이크 같은 과자들이 겉은 바삭해야 하지만, 20% 정도는 아쉬워야 되고, 그만큼 속으로 파 들어가면서 촉촉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빵철학을 가지고 있는 난... 차마 그 빵집을 모르쇠 지나치기에는 이성의 끈이 너무나도 얇디얇았다. 그 후레이크를 따라 최근에 알게 된 와라와라 캐릭터들이 나에게 솜뭉치처럼 달라붙는 형상을 목격했다. 물론 나의 발상이겠지만.
조심스레 와라와라의 인도를 받아 도착한 그 빵집에서 소박하게 소보루 하나를 고르자, 그 옆에 있는 대왕찹쌀꽈배기를 향해 와라와라들이 소리를 친다. 그래. 하나는 내 것이요, 또 다른 하나는 8시 유연근무 출근하는 동료들을 위한 것.
빵집의 다다른 7시는 나의 아침을 푸근하게 한다. 당면한 이 기쁨은 나의 우울을 짓눌러 삶의 축복을 깨우치게 하니, 오늘도 피식 웃으며, 살아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