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군 Mar 13. 2017

주름, shot과 shot 사이

Fade In.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언젠가 이 공간의 글들의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Shot을 자르고 붙이는 편집과정을 '주름'에 비유한 대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인상깊은 표현이었습니다. 편집은 영상작업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단계입니다. 수용자에게 찰나의 순간처럼 흘러가지만 장면과 장면이 연결되는 틈에는 연출자의 수많은 고민의 시간들이 고스란히담긴다는 의미입니다. 고민의 시간들은 현실의 문제와 마주해 있습니다. 연출자의 현실은 곧, 이야기의 주인공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문장,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의 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그영화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뜻이 담긴 말입니다.영화 속에 담긴 수많은 시선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이 시선을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 마음 속에는 두 가지 드라마가 또렷하게 남아있습니다. 몇 번이고 다시 찾아보게 되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2014년 MBC에서 방영된 <개과천선>과 2005년 총 8부작의 단편으로 제작된 <베스트극장-태릉선수촌>입니다. 


 <개과천선>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태릉선수촌>은 태릉선수촌을배경으로 국가대표와 상비군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인간관계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두 드라마는 전혀 다른장르입니다. 다루고 있는 소재 또한 상이합니다. 언뜻 상관관계가 전혀 없어 보이나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실의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다뤘다는 점입니다.


  먼저 <개과천선>의경우,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활용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드라마에 담았습니다. 서해안기름유출사건, KIKO사태와 같은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에피소드들이 드라마를 이끌어나갑니다. 보다 삶 주변의 이야기도 다룹니다. 편의점 계약문제 등을 언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어떻게 약자를 억압하는지, 법은 어떻게 약쟈를 외면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태릉선수촌>의경우는 실제 국제대회를 위해 준비하는 운동선수들의 성지인 태릉선수촌을 배경으로 합니다. 각기 다른 종목의네 남녀 주인공들을 통해, 젊은 세대들의 고민, 남녀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을 드라마에 촘촘하게 녹여냅니다. 부상, 금전적인 문제와 같은 현실적 문제를 이유로 좌절하는 모습과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드라마가 공통적으로 저에게 가깝게 느껴진 이유는 분명합니다.성격은 다르지만 이야기 사이 사이에 녹아있는 고민의 흔적들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이야기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시청자와 소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Tvn의 드라마 <미생>의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문제인‘비정규직’, ‘차별’이라는 키워드를 드라마의핵심 소재로 활용하였습니다. 현실문제를 직접 마주하고 다룸으로써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객에게 사회 의제를 제시합니다. <소수의견>, <카트> 등의 다양한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에 대한 문제를 대중 앞에 던져 놓았습니다.


 이렇듯 영상 속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가까이 있습니다. 영화든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입니다. 현실과동떨어진 이야기는 없습니다. 필연적으로 현실을 비춥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직업, 주변환경을 통해 세상을 담아냅니다. 이렇듯 영화, 드라마 속에는 수많은 현실에 관한 이야기들이 녹아있습니다. 


  영상 속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생각입니다. 때로는 저만의 시선으로 사회 현상을 짚어내기도, 저의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영화, 드라마와같은 영상 콘텐츠를 넘어, 만화의 컷과 컷 사이, 소설의단어와 단어 사이, 라디오를 타고 전해지는 삶의 여진을 느끼겠습니다.


*고작 줄거리나 정리하는 글이 리뷰가 될 수 없다는 말을 이렇게 길게 늘어 놓고야 말았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통의 존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