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행복연금술사 홍원 이대근
Feb 06. 2021
블룸버그 정보단말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가?
내부 직원과 소통의 성공에 대하여
블룸버그 정보단말은 살로만 브라더스에 근무하던 마이클 블룸버그가 내부 정치에 실패해서 해고된 뒤 1981년 10월에 설립한 회사의 금융정보단말 상품이다. 이후 로이터라는 글로벌 리더를 물리치고 세계 제일의 정보단말기가 되었고, 그는 억만장자가 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블룸버그 정보단말의 성공 요인을 3가지로 제시한 글을 읽었다. 첫째는 VWAP, 둘째는 메신저, 셋째는 “고객이 영업직원에게 요구를 하면 아무 말 없이 돌아간 뒤에 어느 날 화면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영업방식”이라고 했다. 그때까지 블룸버그 단말의 어마어마한 화면 개수와 조잡함(?), 그리고 최고의 직원을 콜센터에 배치하여 24시간 응대를 한다는 등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세 번째 성공 요인을 읽고는 “아하~”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많은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요구를 수용한 결과로 처해진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 뒤에 블룸버그와 치열하게 경쟁하던 로이터의 “고객만족 경영”에 대한 글을 접할 수 있었다. 로이터는 고객의 요구가 접수되는 최대한 현장에서 수용을 하되, 수용할 수 없는 요구라면 관리자와 임원을 거쳐 이사회까지 보고해서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그 글에는 로이터의 경영진은 내부 역량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고객의 요구는 인수합병을 해서라도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결과는 알지 못한다. 그저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한편, “고객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면서 혁신적인 가치를 창조해서 고객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던 스티브 잡스의 눈으로 보면 마이클 블룸버그는 그저 고객의 요구에만 따르는 하수(下手)일 수도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2002년 1월부터 2013년 말까지 12년간 뉴욕 시장을 재임하면서 연봉 1달러를 받고 개인 돈 6억 5천만 달러를 썼다고 한다. 이후 유력한 미국 대통령의 후보까지 되었다고 하니, 경영자로서의 수준이 하수(下手)였다고 쉽게 판단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상대방과 거래를 성공시키기 위해 혹은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대화를 하고 설득과 약속을 한다. 세 가지 행태가 있다. 첫째는 상대방의 요구를 듣고 안 된다고 하면서 상황을 설명해서 이해를 시키는 경우다. 둘째는 상대방의 요구를 듣고 최대한 해주겠다는 말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안 되는 경우다. 마지막 셋째는 어쨌든 요구에 맞춰주는 경우다.
셋째의 행태가 블룸버그의 방식인데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첫째나 둘째의 행태가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는 진정성이다.
돈을 내는 고객이라면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불만이나 불평으로 표출할 수도 있다. 그리고 반응이 불충분하면 대체재로 전환을 하면 된다. 그러나 지시에 따르고 월급을 받는 직원은 쉽게 요구를 드러낼 수 없다. 건의나 제안 정도가 최대한의 용기일 것이다. 그리고 반응에 불만이 있으면 돌아서서 열심히 주어진 일에 임하는 것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