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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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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Jan 20. 2017

지리산에서 나같은 돌을 만나고 싶었다.

지리산을 처음으로 나 혼자 오르려고 계획을 할 때,

지리산에서 날 닮은 돌이나 나무를 발견하고 싶었다. 그거면 될 것 같았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생각하는, 어쩌면 기대하는

그런

나같은 모양의 나무나

나같은 돌을 만나고 싶었다.


어느 정도의 높이에서 만날까..?

어떤 모양이 딱 나 같을까..?


중산리주차장에 내려 잘 닦인 아스팔트길을 지나

지리산으로 오르는 입구 앞에서

첫 발을 내 딛을 때

난 이미 날 닮은 돌을 발견하고 말았다.


지리산 입구에도 들어가지 못한 그곳에

어색하게 놓여 있는

차돌멩이 하나


그게 나였다.


더 높은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더 근사한 모습이었으면 했는데,


딱 그게 나였다.


중심의 근처도 가지 못하는

어색한 변두리에

'지 혼자' 똘똘 뭉쳐져 있는..


피식 웃으며 산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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