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처음으로 나 혼자 오르려고 계획을 할 때,
지리산에서 날 닮은 돌이나 나무를 발견하고 싶었다. 그거면 될 것 같았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생각하는, 어쩌면 기대하는
그런
나같은 모양의 나무나
나같은 돌을 만나고 싶었다.
어느 정도의 높이에서 만날까..?
어떤 모양이 딱 나 같을까..?
중산리주차장에 내려 잘 닦인 아스팔트길을 지나
지리산으로 오르는 입구 앞에서
첫 발을 내 딛을 때
난 이미 날 닮은 돌을 발견하고 말았다.
지리산 입구에도 들어가지 못한 그곳에
어색하게 놓여 있는
차돌멩이 하나
그게 나였다.
더 높은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더 근사한 모습이었으면 했는데,
딱 그게 나였다.
중심의 근처도 가지 못하는
어색한 변두리에
'지 혼자' 똘똘 뭉쳐져 있는..
피식 웃으며 산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