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 붙어 돌아가던 먼지쌓인 선풍기도 그대로고,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로 시작하는 예배당 현판도 먼지가 쌓였지만 그대로인데,
그 현판 앞에서 별로 시원하지도 않은 선풍기 바람을 쐬며 환한 웃음으로 서 계시던 당신은 여기에 없네요.
예배시간이 되어 계단을 오르는 어른들은 그대로인데,
그들과 정겹게 인사를 나누시던 당신은 여기에 없네요.
교회 앞의 그 햇살은 눈부신 그대로인데, 그 빛 아래 빛나던 당신은 여기에 없네요.
명절이라 아파트가 이중주차된 차들로 가득한 것도 그대로인데,
그 사이를 아이들과 손잡고 걸어오던 당신은 여기에 없네요.
튀김을 하느라 바쁘고 할 일 많은 건 그대로인데, 그 음식을 맛있게 드시던 당신은 여기에 없네요.
내 사랑하는 어머니 옆을 든든히 지키던 당신은 여기에 없네요.
너무나 그리운 당신, 사랑하는 내 아버지.
보고싶어요. 아버지.
내가 정말 보고싶은 내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