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받은 편지
97년. 군대에 갔던 해다.
힘든 군생활 가운데 나를 든든히 지켜주었던 것은 사랑하는 가족들이었다. 부산에 살다가 논산훈련소를 거쳐 강원도 철원으로...
아버지, 어머니, 누나, 여동생, 우리 식구는 군에 있는 아들에게, 동생에게, 오빠에게 틈틈히 편지를 써서 보내주었다.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났던 사랑하는 가족들의 편지.
그 편지들을 모아두었다가 제대할 때 가지고 나왔었다. 그중에 아버지, 어머니의 편지 몇 편은 들고다니면서 가끔 꺼내 읽었다. 특히나 마음이 힘들 때 아버지의 말씀이, 엄마의 말씀이 어찌나 힘이 되는지! 눈물을 뚝 흘리며 읽고 나면 또 한참이나 힘을 낼 수 있었다.
'나처럼 사랑받은 사람이 또 있을까!'
편지를 꺼내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얼마전부터 우리 식구들 편지를 모아 한글 파일에 옮겼다. 그리고 제본을 하여 책으로 만들어 지난 추석 때 가족들에게 선물하였다.
천국에 가신 아버지를 그리워 하시며 그 시절을 추억하시는 엄마에게,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랑을 받았지만 딸이라 나처럼 편지를 받지 못했던 누나와 동생에게, 조카들에게, 자녀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다.
그때 아버지께서, 어머니께서 내게 하셨던 말씀이 곧 누나와 동생과 손자, 손녀들에게 하셨을 말씀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