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있는 아들에게
대현이에게.
어느덧 세월의 흐름은 심히도 빨라 벌써 실록의 계절이며 가정의 달인 오월이구나.
마냥 싱그럽게만 하는 푸른 실록들.
꿈과 희망으로만 가득 차 보이는 어린이들의 노래 소리.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하는 노래구절을 들으며
늘 어리게만 느꼈던 대현이가 군 입대를 하고, 사나이로써, 변모해 가는 너의 모습을 상상하던 중 너의 늠름한 모습의 군복차림의 사진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단다.
정말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도를 드렸단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선물로 주신 아들.
하나님께서 좋은 길로, 복된 길로, 예정된 길로 인도하여 주시리라 믿고
더욱 건강하게 훈련병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단다.
대현아,
너의 무사한 군 생활을 위해서 할머니도, 외할머니도, 아버지, 엄마, 누나, 동생, 모든 교인도 기도하고 있으니 너도 열심히 기도하기 바란다.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요, 찾으면 얻으리라고 했으니 문이 열릴 때까지 힘껏 두드려 보자꾸나.
군 생활이란
참 힘들고 고되고 어렵게들 생각을 많이 하는데 꼭 그렇게만 생각할 것은 아닌 것 같구나.
군인이란
특수한 임무를 가지고 일정기간 복무하기 때문에 그 필요로 하는 병사로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니.
정신적인 고통, 육체적인 괴로움, 이 모두를 잘 적응하고 감당해 낼 때 우리는 한 성숙된 인간으로 변화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단다.
우리나라에는 사계절이 분명하므로 모든 만물이 피고지고 하는 수난을 겪는다고 볼 수 있듯이 너의 군 생활도 한 과정에 불과하지 않겠니.
그러니 그 과정을 좋은 체험의 기간으로 생각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군생활이 되기를 바란다.
부탁하고픈 것은
첫째도 안전이고 둘째도 안전이야.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배후에서는 여호와께서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굳센 사나이가 되기 바란다.
대현아,
팔십여 년 중에 불과 2년의 기간이야.
멋있는 삶을 위해서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고뇌하면서 힘껏 뛰어 보자꾸나.
너의 건투를 빌면서 오늘은 이만 쓰겠다.
다음에 또 쓰기로 하고 건투를 빌겠다.
97년 5.5일
부산에서 아버지가.
대현아, 받아 보아라.
너가 군입대한지도 보름이 다되었구나.
그동안 잘 있다니 하나님께 감사하구나.
우리집 아빠, 엄마, 누나, 동생 다 잘있단다.
집에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고 너 맡은 일에 열심히 하고 언제나 주님 앞에 기도하면서 훈련에 열중하기 바란다.
부산에 친구들 다들 군입대 했는지 아무도 교회 나오지 않구나.
대현아,
시간나는대로 주님 앞에 기도하면서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잘 이겨내는 아들이 되기를 엄마는 늘 기도할게. 그리고 너가 보내준 사진은 잘 받았다.
그리고 얼굴에 나거던 잘 문질러서 약을 부지런히 발라라. 엄마는 얼굴에 날까봐 제일 걱정이다.
대현아, 항상 성경책 넣어 다니고
대현아, 다음 만날 때까지 몸조심하고 면회날짜 잘 적어서 보내다오. 그날은 누나도 간단다.
늘 주님께 기도하마. 만날 때까지 안녕.
부산에 엄마가.
저녁 9시 26. 5. 5일
그리고 책 보내주마.
잘 읽어라.
모든 일에 즐겁게 하여라.
군대에 있는 동안 아버지, 어머니, 누나, 동생에게 많은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힘을 낼 수 있었고, 크신 사랑을 경험할 수 있었다.
위 편지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내주신 첫 편지이다.
지금도 다시 꺼내 읽으며 용기를 얻고, 힘을 얻고, 그 사랑을 경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