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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Sep 08. 2021

너 내 손 먹었니?

국어 - 관용표현 1차시

0. 준비

- (쉬는 시간 카우보이 모자를 꺼내 교실 밖 복도 손소독제가 놓인 책상에 둔다.)

: 선생님? 오늘은 또 무슨 컨셉인가요?

- 아...! 그냥...^-^;;

- 학습문제 자리엔 노란색 분필로 'ㄱㅇㅍㅎ?' 으로 관용표현의 초성과 물음표만 써둔다.


0. 미스터리의 등장

- 수업 준비 됐니? 그럼 선생님 외국인 친구를 소개할게요.

- (앞문으로 나갔다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음... 여키가 칭검타리 쿄실 맞습니까?

: (어리둥절한 표정이다.)네!

- 안녕하세요? 처는 미쿡에서 온 미스터리라고 합니다. 한쿡에서 한쿡어 콩부를 하고 있습니다. 치난 번 1락기 때 칭검다리 쿄실에서 여러푼을 만났었지요? 그땐 여러분이 속담을 가르쳐 줘서 제가 청말 찰 배웠습니다. 어.. 크래서 한쿡어 속담 시험을 아주 찰 쳤습니다. 코맙습니타. 여러푼. 그래서 제가 여러분에게 맛있는 것 사주려고 돈을 가져... (주머니를 뒤지며) 오지 않았습니다..?

: (갑자기 미스터리로 변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 아주 흥미롭다.)큭큭.

- 오늘 체가 여기 온 컷은, 여러푼에게 또 물러 보고시픈 컷이 있어서 왔습니다. 어제 제가 같이 공푸하는 한국인 친구랑 그 놀이를 했습니다. 그 놀이 있찮아요? 음.. 손잡고 노래 부르면서 카위바위보하는 놀이.. 음.. 누가 나와 볼까요?

: (한 명이 나서준다.)

- 오! 손 잡아요. 그 노래, 알아요? 신테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코요~~(가위바위보하며 손등 때리기) 아! 그럼 같이 해볼카요?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 (즐거운 구경거리다.)

- 크런데! 체가 이렇게 제 친구를 때렸는데 그 친구가 캅자기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너 참 손 맵다."

- 그래서! 전 캄짝 놀라가지고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너 내 손 먹었니?"

: 큭큭!!

- 그러니까 제 한쿡인 친구가 철 한심한 눈으로 쳐다봤습니타. 그래서 제가 너무 기푼이 나파가지고 여러푼한테 물어볼려고 왔습니다.

- 제 친구는 왜 절 한심하게 쳐다봤을까요?

(아이들에게 질문이 던져졌다.)

: 한심하니까 그렇지!

: 하하하

- 누카 촘 가르쳐 주십시오.

: 관용표현이라서 그렇습니다.

- 쾅용표현? 그게 뭡니까? 너무 어렵습니다.

: 그건 속담처럼 비유적으로 말한겁니다.

- 어.. 속담같은 비유라고요? 음.. 초큼 어렵습니다. 누가 좀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 관용표현이라서 그래. 관용표현은 둘 이상의 낱말이~~(교과서를 보고 빨리 읽는다.)

- 음.. 저 친구는 래퍼입니까?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습니다.

: 하하하!

- 손이 맵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그걸 설명해 주면, 좀 쉬울 것 같습니다.

: (아주 재미있는 상황이지만, 정확한 설명을 하기 어려워 하는 아이들은 눈치를 보고있다.)

- 음.. 아!!! 혹시 여러푼도 저처럼 잘 몰르는 겁니까? 체가 잘못 왔나...요?

: 응! 맞아! 옆 반으로 가봐!

: 하하하!

- 음.. 이대현선생님이 징컴다리 교실 아이들은 착하고 똑똑하다고 했는데.. 어.. 누가 촘 알려추십시오.

: 그건 살짝 때려도 아주 아프다는 뜻입니다.

- 아!! 그렇습니까?

: 시우한테 맞아보면 그 뜻을 금방 알 수 있어요!

- 아! 정말입니까? 살짝 때려도 아주 아픈 것? 아!! 그럼 한 번 나와서 절 때려주십시오.

: (시우가 앞에 나섰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선생님, 진짜 때려도 돼요?

- 아? 진짜 때려도 됩니다. 전 몸이 튼튼해서 맞아도 안아픕니다. 여러푼, 이걸 맞으면 손이 맵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나요?

: 네!!

: 퍽!!!

- 오!! 알겠습니다! 무슨 뜻인지!!


- (모자를 벗고 선생님으로 돌아온다.) 미스터리가 고민했던 표현이 뭐였지?

: 손이 맵다.

- '손이 맵다'라는 표현의 의미는 '손으로 슬쩍 때려도 몹시 아프다.'입니다. (판서)

- 우리 반에 손이 매운 친구는.. 맞다. 지유가 엄청 손이 매운 것 같더라. 선생님이랑 하이파이브 할 때 보면.  

- 미스터리의 한국인 친구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고 있는 이런 표현의 의미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미스터리를 한심하게 쳐다본 것이 아닐까 싶어요.


1. 관용표현 스피드퀴즈(모둠별)

- 그럼, 이번엔 이런 표현들로 퀴즈를 한 번 풀어보자.

- 네 명이 한 조, (자리의 번호를 알려주며)1번, 2번, 3번, 4번 순서로 설명을 할 거야. 각 번호 1번이 일어나서 선생님이 화면에 띄워주는 표현을 보고, 그걸 설명하는 거야. 나머지 3명은 설명을 듣고 그 표현을 맞히면 됩니다. 맞히는 사람 10땀, 설명을 해서 누군가가 맞히면 설명한 사람도 10땀을 가져갑니다.

- (시범) '손이 맵다' - 음.. 그거.. 살짝만 때려도 엄청 아플 때 하는 말! 이렇게 설명하면 됩니다. 근데.. 음.. 그거.. 손 맛을 봤더니 매워! 이렇게 설명하면 안 되겠지요?

- 2, 3, 4번은 눈을 감거나 엎드려 주세요. (설명할 아이들에게 문제 제시)

- 김칫국 마시다 / 발 벗고 나서다 / 비행기 태우다 / 얼굴이 두껍다 / 귀에 못이 박히다 / 바가지 씌우다 / 바람 맞다 / 가방끈이 짧다

- (한 문제 당 설명하는 시간은 30초로 제한, 아이들이 설명하는 모습을 관찰해서 재미있는 피드백-흉내, 상황극 등-을 준다.)


- 자, 방금 한 사람 당 2번 정도씩 설명을 했는데, 설명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어?

: 음...

- 내가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지 않았어?

: 맞아요!


2. 학습문제 확인 및 개념 도입

- ㄱㅇㅍㅎ 이 뭘까?

: 관용표현!!

- 맞아. 지금부터는 관용표현이 무엇인지 알아볼거야.

- 관용표현의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볼게.

- '발이 넓다.' (판서) 발이 넓다는 말, 우리 자주 쓰는데, 이 말의 뜻이 뭐지?

: 아는 사람이 많다?

- 맞아. '사귀어 아는 사람이 많아 활동범위가 넓다.'(판서)는 말이야.

- 관용표현은 일단 써놓고 이야기할까?

- 둘 이상의 낱말이 원래의 뜻과는 다른 새로운 뜻으로 굳어져 쓰이는 표현

: (함께 공책에 정리한다.)

- 둘 이상의 낱말 : 발, 넓다. 원래의 뜻은 뭐지?

- 발은 신체부위, 넓다는 면적이 크다는 것이지. 그럼 원래 뜻대로의 의미는 신체부위인 발의 면적이 넓다는 것이잖아. 근데, 우리가 쓰고 있는 뜻은 뭐야?

: 아는 사람이 많다.

- 그렇지. 원래의 뜻과는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지.

- '손이 맵다.'도 살펴 볼까? 손은 신체 부위, 맵다는 매운 맛을 의미하지. 그럼 원래 낱말대로의 뜻은 손의 맛을 보니 맵다는 것이잖아, 근데 우리가 쓰는 의미는 뭐야?

: 살짝 때려도 아주 아프다.

- 그렇지! 원래의 뜻과는 다른 새로운 뜻으로 쓰고 있다는 거야.

- 그럼, 마지막! 굳어져 쓰이는 표현에 대해 알아보자.

- '발이 넓다.' 대신에 '발이 크다.'라고 쓰면 우리가 쓰는 아는 사람이 많다의 의미가 되나?

: 아니요.

- 발이 둥그스름하다는?

: 안돼요.

- 맞아. 오직 '발이 넓다.'만 이 뜻을 가지지. 이게 바로 굳어져 쓰이는 표현이라는 거야. '손이 맵다.'도 볼까?

- 손이 짜다. 손이 달다. 손이 싱겁다. 모두 이 뜻으로 쓸 수 있나?

: 아니요.

- 굳어져 쓰이는 표현의 의미를 알겠지?


3. 정리

- 오늘은 관용표현의 개념을 알아봤어. 자기 나름대로 이번 시간의 핵심내용을 3번 공간에 정리해봐. 선생님이라면, 관용표현의 의미를 정리하고, 내가 알고 있는 관용표현을 하나 써서 적용시켜 보며 개념을 살펴볼 것 같아. 한 번 해볼래?

: (공책 정리)


+ 외국인이 여러 가지 관용표현의 의미를 추측하는 영상을 준비했지만, 다음 차시로 넘겼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특히 보기 좋았던 부분은 각 팀 안에서 진행된 관용표현 퀴즈였다. 예전엔 이 퀴즈를 전체 수업으로 진행했었는데, 그것보다 팀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 훨씬 좋았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친구들을 엎드리게 하거나 뒤로 돌게 하거나 눈을 감는 것으로 퀴즈진행이 어렵지 않게 가능했다는 교훈! 어느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관용표현을 설명하는 친구에게 집중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 그 모습을 보는 일이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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