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의 심리치료 54 | 느슨해질 수 있다면 넓어질 수 있다
자신의 감각과 그 느낌에 의식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회피하고 있는 내담자였다. 끔찍한 가려움증 때문이다.
세션후의 느낌을 물어도 좋은데요로 끝이다.
현대의학도 해결하지 못한 그의 증상으로부터 견뎌내기 위해 그이에게 모든 감각은 차단되어 있었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방식이었다.
그는 센터에 들어와도 나와의 아이 컨텍 외에는 다른 어떤 곳에도 시선을 두지 않았다.
세번째 세션이 끝나고 그이가 센터의 책장을 눈으로 스캔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같은 책이 두 권 있어요."
"우와. 자격증이 여러개 있으시네요."
"저기 나무 이미지는 어떤 의미인가요?"
오호. 안보이던 세상이 보이고 있네.
이제 좁고 어두운 긴 의식의 터널 밖으로 나오고 있구나. 이렇게 몸의 고통과 불편함으로부터 비껴나 느슨해지면 마음도 느슨해지고, 인식의 영역은 활짝 넓어진다.
곧 그이에게 고통으로부터의 자유가 주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