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따뜻하면 마음도 따뜻해진다
접촉의 심리치료 12_따뜻한 접촉의 긍정효과
따뜻하면 더 관대해진다
‘따뜻함’이라는 온도 감각이 외부로부터 전달되어졌을 때 사람의 마음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2008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미국 예일대 존 바그(John Barg) 교수의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팀은 똑같은 사람을 두고 한 팀에게는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들게 하고, 또 다른 팀에게는 차가운 커피를 들게 한 후 첫인상을 평가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따뜻한 커피로 손을 데운 사람들은 똑같은 사람을 향해 ‘성실해 보이고 관대해 보인다’라고 답변한 반면 차가운 커피를 들어 손이 차가웠던 사람들은 대체로 ‘이기적이고 예민해 보인다’는 평가를 했다.
이어진 실험에서 실험 대상을 각각 반으로 나눠 각각 치료용 핫 패드와 아이스 패드를 손에 들게 한 후 친구에 대한 배려를 알아봤다. 그 결과 핫 패드를 들었던 쪽은 자신보다 친구에게 양보한 반면 아이스 패드로 손이 차갑게 식은 사람들은 자신을 선택하는 이기심을 드러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따뜻한 접촉을 체험하게 되면 더 관대해지고 배려 깊게 된다. 바그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몸과 마음이 결코 제각각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알려주고 있으며, 몸과 마음은 깊게 근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거칠고 부드러움, 딱딱함, 따뜻함과 같은 신체적 접촉으로 얻는 여러 개념은 아주 어렸을 때 기본 바탕이 발달하는데 이 감각은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 사람과의 관계에서 따뜻한 마음, 차가운 심장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알게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지는 것은 사람이 성장하면서 세상을 이해하는 인지적인 뼈대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감각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바그 교수는 ‘의식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자극에 심리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무의식적인 자극에도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새로운 과학 분야를 개척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런 결과를 보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며 신체적인 접촉이 이루어지는 장면에선 되도록 따뜻함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좋은 관계 형성을 목적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라면,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상대에게 차가운 커피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권하는 편이 더 좋을 듯하다.
사람의 온기가 보약이다
미국의 심리학자들인 슈바르츠와 루섹(Schwart & Russeck)은 ‘사랑의 치유효과’에 대해 이렇게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랑을 따뜻한 것으로 지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장 핵심적인 생물심리사회적―영적 완충제의 역할을 하며, 스트레스나 병균에 의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면역기능과 치유능력을 촉진한다.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장된 사회적 연계 시스템과의 접촉과 지지는, 개인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여 줄 뿐만 아니라 신체 안에서 신경 내분비계를 자극해 행복감을 느끼게 하며 건강에 여러 가지로 이로운 효과를 낸다.
이런 연구결과와 나의 신체심리치료 내담자들이 보고해주는 체험 결과를 펼쳐놓고 보면 결론은 명확하다. 따뜻함이 사랑이고, 희망이고, 살림의 에너지다.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세상을 살아내기가 힘이 든다고 느껴질 때, 따뜻한 접촉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처럼 단단하게 지지받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은 몸과 마음이 긍정의 에너지로 충만할 수 있도록 충전시켜주고, 삶에서 궁극의 도착점인 행복으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몸이 으슬으슬 춥다고 느껴질 때 자연스럽게 따뜻한 온기가 있는 불 가로 가까이 다가가듯이, 마음이 춥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따뜻한 손길을 통해 나누는 사람의 온기(溫氣), 그러한 사랑의 접촉이 더할 나위 없는 보약이다.
Sometimes When We Touch-Cleo Laine & James Galway
https://www.youtube.com/watch?v=WsODQtKMYz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