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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희 Jan 22. 2017

흐르는 강물처럼

Old Movie_A River runs through it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지만 볼 기회가 없었던 이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을 한 자리에서 다 보지도 못하고 조각조각 며칠 동안 끊어서 보았다. 1992년작인데 우리나라에선 1993년 4월에 개봉된 영화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형제 중의 동생 폴 맥클레인 역을 맡으면서 감독까지 했더군. 그런데 1993년이라. 왜 이 영화를 못 보았지 하고 생각의 시점으로 그즈음으로 되돌려 기억들을 떠올렸다. 좋은 영화를 놓치지 않고 보았던 영화담당기자였던 내가 그때 이 영화를 놓친 것은 아마도 내 삶의 전환기였기 때문이었을 게다. 새로운 매체를 만드느라 매일 야근하며 치열한 삶을 살았던, 불꽃같았던 삶의 정점이었다. 그때는.


아무튼 마지막 대사가 가장 인상 깊게 남는군.

이제 모두 떠나보낸 뒤, 인생에서 황혼을 맞은 주인공인 큰형은 몬타나의 대자연 속 강 한가운데에서 플라이 낚시를 하며 이렇게 말한다.


"어슴푸레한 계곡에 홀로 있을 때면 모든 존재가 내 영혼과 기억
그리고 빅 블랙풋 강의 소리 4박자 리듬, 고기가 물리길 바라는 희망과 함께
모두 하나의 존재로 어렴풋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로 녹아든다.
그리고 강이 그것을 통해 흐른다."


강을 바라보며 모든 것은 '하나'임을 느낌. 깨달음을 주는 영화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였던 노먼 맥클레인의 자전적 소설 A River Runs Through It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영화 중 하나라고 하는군. 아름다운 시와 대사들이 그래서 주옥같다. 좋은 영화 한 편으로 보면서 옛 추억을 되살려보다. 


세월도 우리의 삶도 그저 강물처럼 흘러만 간다. 

흘러가는 것은 다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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