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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 이야기집 Dec 14. 2021

글쓰기는 내 마음을 진찰하는 일이다

글은 정말 신기하다. 내 마음의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내가 화났을 때 글을 쓰면 글도 화가 나 있고, 내가 슬플 때 글을 쓰면 글에서도 눈물이 뚝뚝 떨어져 있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으면 그 미워하는 마음이 글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진다. 반대로 내 마음이 평온하면 글도 평온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으면 글에서도 사랑스러움이 가득 묻어나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일이 용한 의사 선생님의 진찰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글에서 묻어나는 감정, 느낌은 생각보다 꽤 정확하다.




실은 자기 전에 우연히 어떤 글을 보게 되었다. 내용은 대략 누구보다 빠르게, 어릴 때 최대한 엄청난 부를 가득 쌓겠다는 글이었다. 미리 말하자면 나는 그런 욕망을 드러내는 걸 나쁘게 보지 않는다. '부'를 축적한다는 걸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어쨌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부가 필요하니까)


그런데 그 글에서 풍기는 느낌이 '성공'에 대한 열망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그 글을 읽는 내가 정말 체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놀이기구로 치자면 롤러코스터 같달까. 동시에 내 삶의 속도는 상대적으로 회전목마 정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잠시 어지러움을 느꼈던 것 같다.


저마다 삶의 속도는 다 다르다. 아까 글에서 본 분처럼 롤러코스터 같은 사람도 있고, 벚꽃 잎이 떨어지는 속도인 사람도 있고, 자전거를 타는 속도인 사람도 있다. 달팽이도 있다. 다 다르다.


나는 강물 정도의 속도가 내게 맞는 것 같다. 멈춰 있는 듯 멈춰 있지 않은 강물처럼 잔잔하고 평온한.


성공과 평온함, 성공과 달팽이가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빨라서 성공할 수 있고, 느려서 성공할 수 있다. 애초에 성공의 기준도 제각각이다.


나는 내가 선택해 온 모든 길들을 마음 깊이 응원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을 진실하게 내딛고 싶다. 그 과정에서의 평온함이 다른 사람들한테도 구석 구석 전해졌으면 좋겠다. 모두가 평안한 마음으로 내 인생의 모든 순간들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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