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만 복고 열풍? NO! 비행기에 레트로(복고) 디자인을 한 항공사
'유행은 돌고 돈다' 레트로디자인이 유행하고 있는 지금, 딱 맞는 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레트로 디자인이란 일명 '복고풍' 디자인을 지칭하는 말로 과거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현재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재해석한 것입니다. 레트로는 오래된 것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그 디자인을 아는 세대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듯한 신선함을 줄 수 있어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도 사용됩니다.
패션, 인테리어, 전자기기, 카페, 가전제품 등 다양한 곳에서 레트로 마케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레트로 디자인, 젊은 세대의 신조어,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매운맛의 삼박자가 꼭 들어맞은 '괄도네넴띤'이 빅히트를 치기도 했죠.
레트로 열풍은 이런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항공기에도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한 곳이 있는데요. 바로 1919년에 설립된 영국항공이 그 주인공입니다.
영국항공이 처음부터 이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1919년 영국항공의 전신인 '에어 트랜스포트&트래블러'가 생겨 런던과 파리를 오가는 국제 정기선을 운행했으며 이후 민간 항공사와 합병하여 '임페리얼 에어웨이'가 출범했습니다. 1939년 이 회사가 국유화 되며 'BOAC(British Overseas Airways Corporation, 영국해외항공사)'가 되었습니다. 1974년 'BOAC'과 '영국유럽항공'이 합병하며 비로소 오늘날의 '영국항공(British Airways)'가 만들어졌습니다.
1919년에 설립된 영국항공은 2019년 100주년을 기념해 항공기에 레트로 디자인을 도입했습니다. 그중에서도 BOAC 시대를 대표하는 외관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이 디자인은 1964년부터 1974년까지 상용되었으며 BOAC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인으로 그 시대 영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디자인은 보잉 B747기에 도입되었으며 더블린 페인트 공장에서 작업된 이후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서 처음 선보였습니다. 영국항공의 최고경영자, 알렉스 크루즈는 "많은 영국항공 승객들과 직원들이 영국항공 도장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관련 사진을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공유하고 있습니다. 클래식한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일 수 있게 돼 매우 기대가 크며 상징성이 높고 대표적인 BOAC 도장을 첫번째로 선보이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우리의 과거가 곧 우리의 현재이며 창립 100주년은 대표적인 도장을 통해 영국항공의 헤리티지와 영국 항공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완벽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보잉 B747과 같은 대형항공기의 외관을 다시 단장하는데는 약 1,000리터 정도의 페인트가 필요하며 작업시간은 10여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항공기 페인트는 영하 56도에서 영상 40도를 오가는 온도 변화 및 산성비 등의 외부 조건으로부터 항공기 기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5년에서 10년에 한번씩 다시 도장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비용은 대형 항공기 기준 2억 원에서 3억 원 정도 소요됩니다.
BOAC 디자인의 외관을 가진 이 보잉747기종은 오는 2023년까지 운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국항공은 이후 대부분의 747기종의 운행을 중단하고 최첨단의 신형 장거리 항공기로 교체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새롭게 도입된 기종에는 현재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채텀 닥야드 디자인'을 적용한다고 하네요.
비록 이 비행기는 2023년까지만 운행하지만, 승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항공사의 이벤트는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